[2008년]콜금리 동결 vs 인상.. 팽팽

더벨 정성민 기자 2007.12.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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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압력 vs 대외 불확실성+하반기 경기 확장세 둔화

이 기사는 12월26일(11: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내년 통화당국의 정책 스탠스는 중립내지 약간의 긴축성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26일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 벨이 국내 금융회사의 통화정책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콜금리가 기준금리로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리 동결, 인상, 인하가 각각 8:7:1로 동결과 인상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올해보다 1%p 가량이나 높아지고 유동성 증가세도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긴축을 지지한 반면 미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과 2008년 하반기 국내 경기 모멘텀 약화는 '매파적' 성향의 발톱을 꺾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여 국내 금리인상은 대내외 금리차에 따른 원화강세, 대외 유동성 유입 등의 부작용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점도 동결 요인으로 꼽혔다.
[2008년]콜금리 동결 vs 인상.. 팽팽


기저효과, 국제유가 상승.. 상반기 인플레 압력 증가로

지난 11월 소비자물가가 금통위 목표관리범위 상한인 3.5%선에 턱밑까지 올라왔다. 올해 경기가 괜찮았고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인플레 압력은 내년 상반기가 정점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2007년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2% 초반으로 낮았다는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서 기인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설문조사에 참가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높은 유동성 증가세와 맞물린 인플레 압력이 상반기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국투자증권 최규삼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좋아 누적적으로 인플레 부담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가와 농산물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근원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기 상승이 소비자물가 뿐 아니라 근원물가 부담으로도 전이될 것이다. 이 시기는 내년 2분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 미국경기 연착륙+금융시장 불안 진정



콜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미국경기의 연착륙과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금융시장 불안의 진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국내 거시경제관련 변수만 보자면 물가가 높고 경제성장률도 괜찮은 상황에서 과잉 유동성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의 여파와 스왑시장발 금융시장 불안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 금리인상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1분기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여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소지가 있다”며 “하지만, 대외 불안감의 여진을 감안해 본다면 섣부른 단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키움증권 유재호 애널리스트는 “2분기 정도에는 미국 수요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국, 유로, 일본이 동시에 긴축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국내 물가압력과 과잉유동성을 잡기 위한 긴축을 강화할 여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고하저’ 경기전망.. 금리인상 발목 잡아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의 전문가는 내년도 경기가 상반기를 고점으로 확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인 흐름이 ‘상고하저’형이 된다는 것이다.



2007년 중반까지의 ‘재고조정’에 의한 경기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점차 부진해 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하반기 경기 확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이유다. 특히 대외 신용경색 여파가 시차를 두고 서서히 경기지표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NH증권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경기 여건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정점을 형성한 이후 완만하게 확장세로 전환하면서 금리 상승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주이환 애널리스트 역시 “동결이 지속되는 가능성이 높으며 경우에 따라서 하반기 한 차례 인하할 것이다”라며 “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상고하저’형의 경기 흐름 속에 하반기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도 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금리차도 긴축의 걸림돌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긴축완화 추세에서 국내도 벗어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대내외 금리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보다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차가 더 확대된다면 유동성에 민감해져 있는 한은의 의도와는 다르게 대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화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금리를 올릴 경우 대내외 금리차에 의해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투자신탁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CRS 불안에도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환율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통화당국의 환율에 대한 의지를 감안했을 때 원화강세를 유발하는 금리인상은 자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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