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필요로 하는 회사는 정말 있을까"

윤은라 솔루션 컨설턴트(차장) 2007.12.2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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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A to Z]헤드헌터는 '커리어'보험이다

요즘 구직자들을 만나보면 한번도 헤드헌터를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하다. 따라서 오히려 한번도 헤드헌터를 만나지 못했다고 하면 '경력면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업무성과가 좋지 않은게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물론, 헤드헌터를 만나본 경험이 없다고해서 능력 없는 후보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적극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며 미래를 준비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후보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헤드헌터에 대한 시각이나 태도를 기준으로 볼 때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은 헤드헌터를 만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본인을 PR하는 경우다. 본인이 알고 있는 헤드헌터만도 10여명쯤 되고 그 중 친분이 두터운 헤드헌터가 2명이상 있으며, 일주일에 2~3번 이상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며 본인의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두 번째 유형은 지금까지 한번도 헤드헌터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1달에 한번 이상은 알지 못하는 또는 기억하지 못하는 헤드헌터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고 말하는 경우다.

세 번째는 단 한번도 헤드헌터를 만나본 적도 없으며, 이직을 감행하는데 있어 본인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는 유형이다.

헤드헌터 적극활용파 : 나만의 헤드헌터로 커리어 무장


최근에 필자는 한 다국적회사의 마케팅임원 채용과정에서 헤드헌터를 보는 시선과 생각이 상반된 두 명의 후보자를 만났다.

첫 번째 후보자는 유명한 다국적 소비재회사인 J사의 P부장이었다. 그는 회사가 유명하다 보니 헤드헌터를 많이 만나게 되었고, 따라서 본인만의 헤드헌터가 있다고 자랑하였다.



그는 헤드헌터를 통해서 본인이 필요로 하는 커리어 설계가 가능하며 직접적인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만큼 자신만의 헤드헌터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한 면담 중에도 필자와 자신이 만나온 헤드헌터를 여러면에서 비교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P부장은 그동안 많은 헤드헌터를 만나와서인지 시장에서 본인의 가치와 연봉, 이직의 적정시기, 본인의 단점 등에 대해 상당히 체계적인 분석을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또한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많이 들어왔기에 커리어 대해 상당히 자신만만 했고, 그런 자신감이 인터뷰 하는 내내 그를 좀더 경쟁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헤드헌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본 그의 경험과 더불어 자신을 위한 헤드헌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커리어 무장을 한 듯 보였다. 한마디로 헤드헌터에게 탐나는 후보자로서 자신을 어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나홀로 경력관리파 : 헤드헌터가 왜 필요한데?

두 번째 후보자는 다국적 화장품 회사인 L사의 K차장으로, 회사를 여러 번 옮겼지만 주변사람이나 인맥을 통해 이직을 해왔기에 헤드헌터를 만나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스스로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진 후보자였지만, 객관적으로 채용시장에서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채 열심히 일만했을 뿐 적절한 경력관리를 못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갈지에 대한 고민 또한 부족해 보였다. 다만 현재 회사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본인의 평가만 앞세우며, 인터뷰 내내 이직에 대한 의지와 태도가 부정적이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볼 때 K차장은 현재 시점에서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주변을 통해서 본인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의 커리어를 설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런데도 그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 만족한다는 이유로 본인의 커리어 대해 냉정하게 평가 해줄 수 있고 조언해줄 수 있는 헤드헌터의 의견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본인의 평가 외에는 관심없는 후보자라면 헤드헌터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컨설팅을 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찜찜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쳐야 했다.

'나만의 헤드헌터'는 커리어를 위한 보험



최근 헤드헌터를 통한 인력채용이 보편화되면서 헤드헌터로부터 연락한번 받아보지 못한 직장인은 은근히 불안해지는게 사실이다. 비록 이직할 의사가 없을지라도 경쟁사나 동종업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것만큼 직장인들에게 든든함을 주는 사건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숨은 인재인 자신을 발굴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미래의 커리어를 보장받기 어렵다. 헤드헌터의 연락을 기다리기 보다는 직접 본인경력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유능한 헤드헌터를 찾아내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력에 대해 전문적으로 조언해줄 수 있는 헤드헌터를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커리어를 준비하는 데 있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분야와 직무에 맞는 전문 분야 헤드헌터를 만난다면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다만 여러명의 헤드헌터와 단발적으로 만나는 것 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 컨설팅해줄 수 있는 한 두명의 헤드헌터와 지속적인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후보자들로부터 "어떤 쪽을 전문으로 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또한 본인의 변화를 알리기 위해 사소한 일에도 자주 전화해서 안부를 묻는 후보자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헤드헌터의 연락을 기다리기 보다는 나만의 맞춤 헤드헌터를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이제 헤드헌터는 개인과 회사를 이어주는 매개체를 넘어서 개인별 맞춤 커리어컨설팅을 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경쟁력을 냉정히 평가해주고 커리어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는 커리어 보험이 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이력서를 쓰는 법에서부터 본인의 경쟁력과 시장에서의 가치, 앞으로의 커리어 설계에 있어 현실성과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경쟁시대, 불안한 내일을 걱정만 하지 말고 나만의 헤드헌터를 찾아 미래의 커리어보험하나 들어놓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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