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D-OOO일’이라는 안내문 하나는 잘 보이는 명당에 설치됐을 법했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HSBC라는 큰 글자가 새겨진 이동식 승하차대가 눈에 들어왔다. HSBC는 올해와 내년 베이징에 100개의 지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공원에 도착하자 그간의 초조함은 금새 사라졌다. 베이징의 중심축 북쪽의 차오양 지역에 자리잡은 올림픽 공원은 아직 미완성이었지만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면적만 1215헥타아르(350만평)에 달했다. 아늑한 새둥지 모습인 주경기장, 태양열로 전력을 충당하는 수영장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방송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여기저기 보였다.
공원뿐 아니라 베이징 전체가 변태중이었다. 베이징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멍 샤오천씨는 “수백 채의 대형 건물이 8월 이전에 완공된다”며 “8개월뒤 지금과 색다른 도시를 보게될 것”이라고 했다. 큰 공사는 정부 소유의 건설회사가 주도한다. 정부 투자액은 족히 수백 억달러가 될 것이다. 여기서 3만여명의 기자, 70만명의 자원봉사자, 100만명의 관광객, 205개국의 참가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축제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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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베이징은 막 승천을 앞둔 용의 모습이었다. 그 뒤를 13억 중국인이 따르고 있다. 인구 1700만의 베이징은 올림픽 이후 1년이면 1인당 실질소득이 1만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전세계가 떨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978년 개방·개혁을 시작한지 어느덧 30년, 2008년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되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팍스 시니카(Pax Sinica)', 그 꿈은 멀지않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