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명심한 'Mr. Market 우화'

김중근 메버릭코리아 대표 2008.01.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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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김중근의 실전 주식 A to Z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은 단 2개의 조항으로 되어 있다. 제1조는 '돈을 잃지 말라'이고, 투자원칙 제2조는 '원칙 1조를 절대로 잊지 말라'이다. 그렇게 쉽다니! 이처럼 당연하다니! 그러나 쉽고 당연하다고 하여 만만히 볼 일은 아니다. 버핏의 투자원칙은 의미가 크다. 우리가 돈을 잃지 않겠노라 마음속으로 아무리 굳게 결심하더라도 소용없다. 현실은 다르다.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오히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결심'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주식시장의 사소한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버핏은 우리에게 '주가아저씨(Mr. Market)'라는 재미있는 우화를 들려준다. 당신과 주가아저씨가 동업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주가아저씨는 당신의 지분을 사거나 혹은 그의 지분을 파는 가격을 매일 당신에게 제시한다. 당신과 아저씨가 공동 경영하는 회사는 안정적이지만 주가아저씨가 제시하는 가격은 안정적이지 않다.
워런 버핏이 명심한 'Mr. Market 우화'


왜냐하면 주가아저씨의 기분이 매일 바뀌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은 날이면 그는 회사의 전망에 대하여 지극히 낙관적이 되어 당신의 지분을 매우 높은 가격에 매수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그도 기분이 나쁠 때도 있는 법. 이럴 때면 그가 제시하는 가격은 말도 안 되게 낮다. 그런데 주가아저씨가 한 가지 좋은 성격은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이 제시하는 가격이 무시되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엄청나게 비싸거나 혹은 싼 가격을 제시하고, 그것이 당신에 의해 무시되더라도 다음날이면 그는 금세 새로운 가격을 싹싹하게 내놓는다.
 
당신은 주가아저씨가 제시하는 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거나 혹은 무시하면 된다. 그러나 자칫 주가아저씨의 기분에 휘말려 부화뇌동한다면 정말 큰일이다. 말도 안 되는 헐값에 주식을 팔아버리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게 되므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이 이야기를 통하여 결국 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세'에 너무 속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그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적'을 물리칠 수 있어야하는데, 투자자의 가장 큰 적은 시장 등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투자자 자신이라고 가르쳤다.

아울러 그레이엄은 아무리 이론에 뛰어나고 수학, 회계학, 재무관리 등등에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다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힘들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하여 버핏은 종종 주가아저씨의 우화를 떠올렸노라고 술회하고 있다. 버핏도 때로는 시세의 움직임에 마음이 흔들렸을 터이나 그때마다 주가아저씨의 우화가 그를 신중하게 만들었다.
 
기업의 상태를 분석하는 안목, 재무, 회계 등 여러 분야에서의 능력, 거기에다 경제전반에 대한 이해 등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한 요건이다. 차트를 볼 줄 알아야 하고 숫자 관념도 함께 갖추어야 할 터. 그러나 이런 능력을 모두 뛰어넘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을 버핏은 강조한다.
 
버핏이 말하는 투자원칙 1조와 투자원칙 2조는 그저 손해 보지 않으리라 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게 핵심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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