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300조시대 주식형 일등공신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2.26 08:25
글자크기

[2007펀드결산] 펀드전성시대....한국 증시 버팀목 역할

2007년은 '펀드의 전성시대'였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호황에 따라 주식형 펀드로 급격히 유입된 자금은 기존 펀드시장의 지도를 바꿔 놓았다.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주식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했고, 외국인들의 '탈 코리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증시를 떠받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으로 투자지역을 다변화한 펀드가 속속 등장했다. 또 중국증시의 급등에 따른 중국펀드 열풍과 이머징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브릭스펀드(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의 인기, 적립식펀드의 견조세 등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주식형펀드 자금의 32%를 독식하면서 펀드시장의 독주 체제를 갖춘 미래에셋은 자금과 인력을 무한정 흡수하는 '블랙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10월3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인사이트펀드'는 한달도 되지 않아 5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며 내부자 선행매매 루머 등 각종 의혹에 시달리는 진통을 겪었다.

펀드 300조 시대=올해 국내 펀드시장은 지난 12일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 설정액은 주식형과 채권형, 혼합형 등을 모두 합쳐 지난 12일 300조420억원을 기록하며 '펀드 300조시대'를 열었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펀드 설정액은 'Buy Korea'열풍이 절정에 달한 1999년말 250조원을 돌파한 뒤 대우채 사태로 급속히 냉각됐다. 그러나 올들어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설정액이 급증하기 시작해 8년만에 전성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무엇보다 펀드 300조 시대를 견인한 주역은 '주식형펀드'다.

올초부터 불어닥친 글로벌증시의 오름세에 편승한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해말 46조원대에서 113조원대(2007년 12월20일 기준)로 2.5배 가량 덩치를 키우며 펀드 300조원 시대의 '일등공신'으로 지목된다.


특히 해외펀드의 성장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설정액이 지난해말 40조원에서 지난 20일 64조원으로 1년 새 24조원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펀드는 지난해말 6조4000억원에서 48조7000억원으로 무려 42조3000억원 늘어나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증가를 2배 가까이 따돌렸다.

해외펀드 설정액이 급증한 이유로는 하반기 중국펀드 열풍에 이은 브릭스펀드로의 자금 집중이 지목되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수도 지난해 말 830개에서 올해말 1650개로 2배 정도 증가했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펀드의 숫자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지난해 말 170개에서 861개로 691개가 올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2004년말 10개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사이에 해외주식형 펀드의 숫자는 86배나 급증한 셈이다.

아시아 이머징 증시의 성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는 지난해말 34개에서 92개로 올들어 58개가 새롭게 선보였다.

'인사이트 바람 거셌다'=국내 펀드 열풍의 정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인사이트펀드'로 집약된다.

지난 10월31일 선보인 인사이트펀드는 세계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을 최고 100%까지 편입할 수 있는 '자산배분펀드'전략을 들고나와 보름여만에 4조원을 끌어모으는 등 거센 바람몰이를 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보여준 높은 수익률과 신개념 마케팅 전술이 어우러지면서 시중 자금의 '블랙홀'역할을 했다.

설정 이후 2달 가까이 지난 23일 기준 설정액은 4조6577억원이며 누적수익률은 -7.26%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 -8.48%를 약간 웃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은 "2008년에도 국내외 펀드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만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에 따른 글로벌증시의 불안이 이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올해처럼 높은 기대 수익률은 머릿 속에서 다소 가라앉히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