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펀드 마침내 '세상밖으로'

더벨 안영훈 기자 2007.1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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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약정식...내달 실제 투자집행

이 기사는 12월24일(15: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사모 탄소 특별자산 1호 투자회사’ , 일명 '탄소펀드'가 오는 26일 약정식을 체결하고 내달 말 투자에 들어간다.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탄소펀드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내부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면서 계획보다 약정식 체결일정이 늦춰졌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오는 26일 약정식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투자집행은 내달 말쯤 이뤄지며, 펀드설정액은 총 2050억원으로 예상된다.



26일 약정식...내달 투자집행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탄소펀드가 드디어 세상에 선보인다.

탄소펀드란 유엔(UN)에서 인정한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하고 이로부터 발생한 배출권을 유럽 등 거래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확보하는 신종 금융상품으로, 오는 26일 프라자호텔에서 약정식을 체결한다.

약정식에서 설정될 금액은 1350억원으로 목표금액 2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달 중순 한국전력이 추가로 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만큼 총 설정금액은 2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한국전력이 700억원을 투자하게 되면 목표금액을 달성하게 된다”며 “약정식은 오는 26일이지만 한국전력의 내부결정이 남아있는 만큼 기존 기관투자자들의 양해를 얻어 약정식 후에도 신규투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전력의 투자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는 내달 말일경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극적인 한전 투자
국내 최초의 탄소펀드가 출시되기까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3년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 편입이 확실시 되면서 탄소펀드는 연초 출시계획 발표 때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4월에 열린 펀드운용사 공모에선 ‘제1호 탄소펀드 운용사’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 펀드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고, 8월 20일 금융감독원 약관 등록 이후엔 수많은 기관투자자들의 LOI(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실제 투자결정을 표명하는 단계에 이르자 이 같은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돼, 많은 투자자들이 입장표명을 연기하거나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10월초까지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원래 계획은 9월 18일 투자확약서 마감에서 저조한 실적에 연기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투자확약서 마감시한을 10월초, 11월 초로 3차례나 연장했다.

3차례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12월 초에 모집된 금액은 목표의 60%인 1200억원으로 목표금액 달성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얼마 전 한국전력이 산업자원부에 700억원 투자의견을 표명하면서 탄소펀드는 극적으로 당초 목표 금액인 2천억원 모집에 성공하게 됐다.

한편 펀드투자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을 비롯해 보험사 4개, 은행 1개, 연금 1개, 일반기업 2개로 총 9개 기관투자자들이 참가했다.

투자자 모집 난항 ‘이유있었네’
탄소펀드의 인기가 순식간에 하락한 요인으로는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의 미성숙, 블라인드 운용 방식,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 등이 손꼽히고 있다.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막 걸음마를 내딛은 상태로, 그 투자처는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 등으로 극히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투자대상을 펀드 설정시점에 확정하지 않고 이후 개별적으로 확정하는 블라인드 방식의 운용이라는 점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수익률 예측을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투자를 회피하게 만들었다.

한 기업투자자는 “탄소배출권 시장의 미래가 밝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이고, 당장 어디에 투자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하기는 내부시스템상 어려움이 많다”며 “예측되는 투자처 중에 하나로 태양광발전소가 언급되곤 하는데 태양광발전소펀드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탄소펀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당초 200억~3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됐던 교보생명이 투자검토를 철회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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