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회장 당선자 호칭 어색해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7.12.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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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내년1월초 세양건설 지분인수"

'이명박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이명박회장 당선자 호칭 어색해요"


현대그룹 대북사업을 주도하다가 그만두고 개인사업가로 변신, 대북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사진)은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아천글로벌 역삼동 사무실은 매년 12월21일이면 개최되는 모임에서 보고할 자료 마무리로 분주했다. 김윤규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찍은 사진도 보였다. 그 사진 위에는 '이명박 회장님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명박 당선자 누구보다 대북사업 이해 빠를 것" 기대

김윤규(사진) 아천글로벌 회장은 지난 21일 역삼동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의 만나 "이명박 회장님을 25년 모셨는데 후보자, 당선자 이런 호칭은 어색하다"며 "(현대그룹) 현역에 있을 때 직접 대북사업을 추진하셨던 분이니 아천에서 계획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이해가 빠를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한마디로 '신나' 있었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대북사업을 모두 외우고 또 외우는 눈치였다. 이제 불도저처럼 추진할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였다.

"제 나이가 적습니까? 한두가지 순서대로 하다보면 세월입니다. 북측에서도 갑자기 여러가지를 동시에 하자고 하니까 좀 혼란스러워 하기는 하지요. 하지만 어쩝니까. 제 생전에 다 하려면 한꺼번에 하는 수 밖에요."

그가 향후 5년이내에 북측과 함께 추진하고자 하는 굵직한 프로젝트는 10가지다. 첫번째는 이미 아들인 진오씨가 대표로 있는 샤인시스템 (0원 %)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모래 채취 사업이다.


또 농수산물 유통업을 위해 개성에는 16만5290㎡(5만평) 규모의 종합유통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위해서는 북측에 3305만8000㎡(1000만평)을 요청해 놓았지만 일단 내년 봄부터는 495만8700㎡(150만평) 부지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초 세양건설 인수..북과 합작으로 공동사업"



건설업을 직접 하기 위한 건설사 인수도 막바지에 다달았다. 내년 1월초 아천은 샤인시스템과 함께 세양건설의 지분을 62% 인수키로 했다. 향후 건설사명은 교체할 예정이다.

세양건설은 장홍선 극동유화 대표가 76.2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최근 샤인시스템은 장 회장을 비롯해 아들인 인우씨, 선인자동차(장 회장 69.19%, 세아들 10.27%씩 보유)를 대상으로 주당 3182원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고 14일 공시한 바 있다.

아천그룹과 극동유화그룹이 대북사업에 있어 혼인을 한 셈이다.



김 회장은 향후 대북사업을 하는데 있어 세양건설 단독이 아닌 북측 건설사와 합작이나 합영회사 등의 방식으로 공동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북측에서는 부흥건설이 회자되고 있어 합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26일 합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북측 건설 운영 능력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합작 방식으로 함께 일하면 자국건설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향후 중동 건설에도 참여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으니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회장은 합작 건설사의 지분을 아천과 북측이 6:4로 할 것임을 밝혔다.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추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합작회사는 개성공단 공장을 비롯해 평양 아파트, 북한 도로 및 댐 건설, 개성 금강산의 리조트 사업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북한에서 조선소 건설, 러시아 가스 북을 통한 수송계획도 구상"

또 국내에 땅이 부족해 베트남, 중국, 대만으로 나가려고 하는 국내 조선소 2~3곳과 함께 북한에서 조선소 건설 및 수리조선업을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와 원유를 북을 통과해 파이프라인으로 남쪽까지 연결시켜 오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 회장은 발전소, 레미콘, 중공업, 자원개발, 보험, 봉사원, 여행사 등 시작해야할 일이 산더미다.

"저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각 사업에 능한 중소기업과 함께 하게 될테데 한꺼번에 못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이미 유럽서는 펀드까지 조성돼 투자하겠다는 자금도 많습니다.



일단 발전소 설립이 급하므로 발전소 사업은 빠르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미국 구라파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시멘트 사업도 해외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관계가 호전되면 빠른 시일내에 북측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며 외국자본에 선점당하지 않으려면 국내 대기업들도 빨리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아천은 북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북진출 방법, 진출시 어려움 해결방법 등 자문 및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컨설팅 비즈니스도 병행할 것을 시사했다.



김 회장의 내년 사업 매출 규모 목표는 최소 5000억원이다. 건설에서 2000억원, 유통서 1000억원, 모래사업서 1000억원, 중동 인력 파견 및 건설로 1000억~2000억원 등이다. 내년에는 5000억원으로 출발하지만 5년 후에는 10조원 매출이 목표임을 자신있게 피력했다.

중동에서는 이미 2만4000명의 인력 파견을 요청해온 상태로 내년 3월부터 파견시 북한 또한 1~2억달러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특히 아천 계열사인 여행사가 북한 관광사업 계획이 있는지 묻는 기자에게 김 회장은 "북한 관광사업은 현대아산에서 하고 있다"며 "기존에 잘 하고 있는 사업을 할 생각은 없으며, 우리가 하는 사업도 우리보다 더 잘하는 곳이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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