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자 "북핵, 한미일 3각협조 중요"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7.12.21 17:45
글자크기

6자회담국 모두 면담..盧 대통령과 26일 이후 회동키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이틀째인 21일 주한대사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후쿠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활발한 '당선자 외교'를 펼쳤다.

또 인수위원회 설치와 관련한 행정자치부의 보고를 받고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정권 인수인계에 대해 협의하는 등 인수위 구성을 위한 발걸음도 재촉했다. 이 날 오후부터는 공식일정 없이 주말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이 당선자 "참여정부 덕 봤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1일 오전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면담했다.

이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노무현 대통령과 회동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 일정은 실무선에서 협의하기로 하자"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26일 이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참여정부는 권위주의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무너뜨렸고 돈 안드는 정치를 정착시켰다고 평가한다"면서 "(이번 대선에서)돈 안드는 정치로 도움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인수인계와 관련해 후임자로서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겠다"며 "이제는 인계인수의 전통, 전임자 존중의 전통을 세워야 안정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문 실장은 "인수위 구성 전이라도 협력할 것이 있으면 성실히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이 당선자 측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부실장, 박형준 대변인 등이, 청와대에서는 차성수 시민사회수석이 배석했다. '이명박 특검법'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해결위해 한미일 협력 필요"= 이 당선자는 9시50분부터 7분여에 걸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 당선자는 반 총장에게 계속 힘을 실어줄 것을 약속하며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앞으로 정식으로 취임하시면 기후변화 문제에도 많이 신경쓰셔서 한국이 앞장서 가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당선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어 주한 중국ㆍ러시아 대사와 면담을 갖고 일본 후쿠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당선자 외교에 집중했다. 전날 미국과 일본 대사를 접견한 이 당선자는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대사들과 만났다.

이 당선자는 특히 최대 외교현안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이 당선자는 후쿠다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강력한 협력관계 특히 한미일 3자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닝푸쿠이 주한중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이 6자회담에서 북핵을 포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6자회담 의장국이어서 중국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닝푸쿠이 대사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직접 작성한 친서를 전달했다.

이 당선자는 경제 분야의 협력을 요청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중국 대사에게 "중국은 한국의 투자와 수출입 면에서 가장 큰 나라고 아시아 외교에 있어서도 한중 외교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집권 초 조속한 경제회생을 위해 외자 유치의 필요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또 알렉산드로비치 이바센초브 주한 러시아 대사를 접견하고 "러시아와 한국이 협력해 동부 시베리아 개발을 함께해 나가면 양국에 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한국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자원이 러시아에 있고 상호 필요에 의한 여러 가지 사업 필요가 있으니 협력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라며 "새 정권이 열려 2월 취임되면 바로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면담 자리에서 이바센초브 주한러시아 대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당선 축하편지를 이 당선자에게 전달했다. 그는 이 당선자에게 러시아에 방문해 달라고 초청하기도 했다.

◇"인수위 정제되지 않은 정책 발표 안돼" = 이 당선자는 이어 박명재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의 형식과 절차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인수위 활동과정에서 조율ㆍ정제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치를 높이거나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임태희 비서실장 등에게 지시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오후부터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주말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쌓인 피로도 풀고 인수위와 내각 구성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23일까지 서울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한 후 24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인수위원장은 정국 구상이 끝난 24일이나 늦어도 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