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21일(14:2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2005년 새해 첫날 1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드디어 800원대까지 추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드디어 본격 반등에 나선 것일까. 아니면 수급 구도의 일시적 불균형에 의한 이상 현상일까.
불안한 시장, 원화는 일단 팔자
(▲아시아 통화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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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엔/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즉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의 가늠자 역할을 했다. 국내 주식 시장 역시 엔화 움직임에 연동되며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글로벌 달러 가치의 반등
끊임없이 하락하던 글로벌 달러화 가치의 반등도 주목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향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또 실제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원화 절하 압력을 주고 있다.
(▲달러인덱스, 출처=국제금융센터)
미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유럽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부각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협력기구(OECD)는 내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을 2.2%, 내년 2.0%로 전망했다. 반면 유로는 올해 2.6%에서 내년 1.9%로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지역은 그동안의 금리인상과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당국과 시장 인식 일치 '주목'
서울외환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외환당국과 시장간의 인식이 오랜만에 일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바닥을 쳤고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는 형식적인 말만을 반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이같은 말에 시장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과거 몇 년동안의 원화 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심리가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환율 방향에 대한 기대 심리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수급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업체뿐 아니라 수입업체들도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결제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실례로 전날 9억달러 수준의 LNG선 수주를 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환율 상승 기미를 감지했는지 하루만에 물량 처리를 다하지 않고 선물환 매도 헤지를 미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환율 상승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쪽이 많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환율 하락 심리에 대한 반발 심리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연내 970원까지도 생각해볼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화 투자에 공격적인 해외 IB들이 연말을 맞아 휴가 시즌이라는 점, 즉 서울 외환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많지 않아 시즌 효과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근 환율 상승은 얕은 장에서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현재 외국계 은행들은 다 휴가를 가고 로컬(국내은행)들만 남아서 시장을 움직이는 얕은 장이어서 최근 환율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심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