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손실 모간스탠리 CEO 살아남을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2.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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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손실 모간스탠리 CEO 살아남을까


사상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한 모간스탠리 존 맥 최고경영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사인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와 메릴린치의 스탠 오닐, UBS의 피터 워플리 등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줄이 낙마한 마당에 책임을 피할 수 없지 않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하지만 맥 CEO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4분기 주당 3.61달러, 35억6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상각 자산은 94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86년 상장된 이후 첫 분기 손실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잘못 베팅한 대가로 상각한 자산 규모는 금융회사중 4위에 올랐다. 성적표로만 놓고 보면 충분히 사임압력에 시달릴 만하다.



모간스탠리는 베어스턴스처럼 공격적으로 서브프라임에 투자하지는 않았다. 대신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에 투자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악화되기 전까지는 이익을 냈기 때문에 적절한 베팅 전략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 중반 연쇄 신용 위기가 발생하면서 결국 손실로 돌아섰다.

맥 CEO는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전략을 잘못 세웠다는 비난이 쏟아졌던 조 크루즈 공동사장을 지난달 해임시켰다. 월가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으로 통했던 크루즈는 맥의 최측근으로 맥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일부에서는 맥의 공격적 인수 전략도 모간의 이익을 갉아먹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2005년 CEO로 부임한 후 신용카드사 골드피시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 섹슨캐피털을 인수했다. 이 회사들은 신용위기로 자산 가치가 크게 줄었다. 전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 출신인 케빈 머피는 "맥은 회사 가치를 깎아 먹는 경영자"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옹호론도 적잖다. 채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 올렸고 메릴린치 증권 부문 최고책임자였던 제임스 고만을 영입한 것도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친화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강점으로 꼽힌다. 스탠 오닐 메릴린치 전 최고경영자가 내부에 적이 많았다면 맥 CEO는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맥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입각이 유력한 인물로도 거론된다.

모간스탠리 CEO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리스크를 회피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 부임 후 경쟁사인 골드만삭스의 공격 경영에 두려움을 느껴 경영 전략을 상당 부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에 현재 모간스탠리 만큼 큰 금융회사를 경영할 만한 능력과 연륜을 갖춘 인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 악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맥의 유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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