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키워드는 '실용과 선진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2.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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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자, 첫 기자회견.."실용적 경제·외교·대북정책 추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밝힌 국정 운영 방향의 키워드는 '실용'과 '선진화'다. 20일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도 "실용적 창조정부를 만들어 경제의 선진화와 삶의 질의 선진화가 함께 가는 신발전 체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실용'으로 통합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서는 '선진화'를 이뤄내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 당선자는 "선진화로 가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듭 실용을 강조했다.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제살리기, 외교 및 대북정책 추진 등 국정 과제도 '실용'의 토대 위에서 나왔다.

◇'이명박 정부 = 실용적 창조정부'= 이 당선자는 차기 정부의 성격을 '실용적 창조정부'로 규정했다. 회견 내내 '실용'이란 말을 반복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선택했다" "시대는 저에게 창조와 실용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등 '이명박 = 실용'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의 실용은 '실무' '실천'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장에서 행동에 얻어내는 게 최선이라는 인식이다. 이 당선자의 실용은 정부의 골격을 만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곧바로 적용될 전망이다. 곧 불어닥칠 정부 조직 개편 등도 '실용'의 대표적인 예가 될 듯 하다. 정부 이름을 일부러 붙이는 대신 각종 실용적 개편 작업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실용정부'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투자활성화'로 성장동력 확보 = 이 당선자는 첫 회견에서 '경제' 얘기를 첫머리에 올렸다. "(경제 살리기에)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특히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제1의 수단으로 '투자활성화'를 꼽았다. 특이한 것은 '규제 완화'보다 '분위기'를 강조한 것.


그는 "지난 10년동안 규제가 특별히 많아 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시장적, 반기업적 분위기에 눌린 기업인들은 투자를 꺼려왔다"고 했다. 투자 부진의 원인이 제도가 아닌 정서에 있다는 인식인 셈이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됐으니 기업인이 투자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이전부터 기업인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서 새 정부가 투자분위기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을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접 투자를 독려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외교도 실용으로..'= 이 당선자는 외교에서도 '실용'을 내세웠다.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실용적인 외교를 하겠다"는 것. 지나치게 '이념'을 강조해 비판받아 온 참여정부의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실용'과 '국익'을 최우선하는 '실용주의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다원적 국제관계 속에서 활발하고 지혜로운 외교를 통해 우리의 국익과 인류의 이익을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튼튼한 안보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특히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 "한미동맹도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다"고 말했다.



회견후 여의도 당사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한미 관계가 지난 5년간 아주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지만 신뢰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참여정부에서의 한미관계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새로운 정권이 내년 2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새로운 한미관계가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신(新)한미동맹'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 대북정책 수정 "北에 지적할것'= 이 당선자의 대북정책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 기조와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남북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문제"라면서 "북핵이 폐기돼야 본격적 경제교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先) 핵폐기-후(後)지원' 의사를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력하게 설득하겠다"면서 "강력하고 신뢰있는 설득이 필요하다. 6자회담을 통한 국제 공조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무조건 비판을 꺼릴 것이 아니다. 애정어린 비판이 북한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북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적은 하겠다. 과거 정권이 북한 비판을 삼가고 비위를 맞추던 것은 변화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당선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남북은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 수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도 발전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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