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하면 좋은 것들...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2007.12.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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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실천을"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성인이 돼서 잘한 일 중의 하나로 담배를 끊은 것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굳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을 거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생활속의 잇점이 너무나도 많다. 우선 담배와 라이터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와이셔츠, 양복, 바지 주머니 등에서 나오는 담배가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음주시 술을 더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말이 되면 내년부터는 금연을 실천해야지'라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며칠을, 혹은 한두달을 참다가도 다시 피우게 되는 것은 담배가 단순히 기호식품이어서가 아니라 바로 니코틴 중독상태이기 때문이다. 흡연을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질환으로 봐야하는 이유다.



담배 한 개비에는 1-2%의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운다고 할 때 총량 2-3mg의 니코틴이 연기와 함께 흡입된다. 이는 니코틴 1mg을 정맥 주사할 때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니코틴은 내성(tolerance)과 신체적 의존 (physical dependence)을 일으키는데. 담배를 끊었을 때 흥분, 분노, 조급함, 안절부절 못함, 집중력 저하, 불면, 식욕 증가, 불안, 우울 등의 금단증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운 지 몇시간 흐르면 금단증상이 생긴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1-3주정도 금단증상을 보이며 첫 3-4일이 가장 심하다. 그러나 많은 흡연자들이 오랫동안 담배에 대한 강렬한 욕구 혹은 갈망을 느낀다.



흡연자에게 담배는 필요할 때 있어주는 ‘믿음직한 친구’다. 만일 여러분이 전에 ‘담배 없이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혹은 ‘나는 담배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면 바로 심리적인 중독의 일종이다. 니코틴을 사용할 수 없을 때, 흡연자는 ‘믿음직한 친구’가 없어질 때 생기는 커다란 상실감 내지는 공황상태를 느끼게 된다.

담배가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들었을 것이다. "또 그 얘기냐, 다 아는데 이대로 살겠다. 내 돈내고 내가 피우겠다는데…"라고 말하는 흡연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담배를 끊으면 우리 몸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들어봤다. 진성림 고운숨결내과 원장은 금연이 우리 몸에 미치는 긍정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시간별로 제시했다.

◇금연을 하면 곧바로 나타나는 변화= 담배를 끊자마자 내 주변 공기가 더 이상 담배연기로 탁하지 않다. 내 아내, 혹은 내 남편, 또한 내 아이들에게 더 이상 나로 인해 해로운 공기를 마시게 하지 않아도 된다. 담배를 피운지 20분이 지나면 혈압수준이 향상된다. 심장박동도 정상으로 떨어진다. 손과 발의 체온이 정상수준으로 올라간다. 12시간이 지나면 흡연자는 혈중 존재해야 하는 건강한 산소보다 해로운 일산화탄소가 가득하다. 금연 12시간 뒤에는 이러한 일산화탄소의 수준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힘든 금단현상을 이기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발작의 위험이 높은데 금연한지 하루가 지나면 이러한 심작발작의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36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던 혈중 일산화탄소 수준이 훨씬 건강한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혈중 건강한 산소의 비율이 적정 수준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48시간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해 성장이 멈췄던 신경 종말 부위(자극을 전달하는 마지막 부위)가 다시 성장을 시작한다. 흡연으로 쇠약해진 폐는 조금만 운동해도 숨이 차기 쉬운데 폐 기능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둔해졌던 미각, 취각이 향상된다.

담배를 끊은 뒤 2~12주 동안에는 혈액순환이 몰라보게 향상되며 폐 기능도 훨씬 좋아짐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몸의 컨디션이 크게 향상된다. 향상된 폐 기능은 만성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가라 앉힌다.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도 훨씬 또렷해진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감기에 더 잘걸린다. 금연 후 1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는 점차 감기에 덜 걸리게 된다. 피로감이 줄어들며 몸이 가뿐해진다. 폐 기능이 많이 살아나, 폐가 불순물을 거르는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되면서부터 여러 가지 감염이 위험도 줄어든다.

◇금연 실천후 다시 새해를 맞는다면= 흡연자에게 심각했던 심장병 발생위험이 떨어진다. 조기 심장병의 경우 발생위험은 50%까지 떨어진다. 담배를 완전히 끊는다면 보통, 흡연시절보다 10~15년 정도의 수명이 늘어난다. 이 수준은 전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 건강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지향위)는 연말을 맞아 니코틴 의존을 치료하는 약물치료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니코틴 대체 제제다. 타르, 일산화탄소와 같은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은 없으면서 뇌에서 흡연욕구를 자극하는 니코틴만 몸에 흡수시켜 금단증상을 감소시킨다. 국내에서는 니코틴 껌, 패치, 사탕 등이 시판되고 있다. 제형에 따라 흡수경로가 다르며 혈중 약물농도와 작용시간 등에서 차이를 보이므로 개개인 특성을 파악해 사용해야 한다.

항우울제(부프로피온 서방형 제제)를 쓰기도 한다. 흡연율을 낮추고 흡연갈망과 니코틴 금단증상 자체를 완화시키며 금연이후 수반되는 체중 증가에도 효과가 있다. 다른 니코틴 제제와 달리 환자가 반드시 흡연을 중단하지 않아도 가능하고 대부분 일정량을 지속하여 복용하면 흡연욕구가 감소하게 된다. 올해 시판된 금연치료제 '챔픽스'는 금연 시도 후 수반되는 흡연 갈망과 금단증상을 감소시키며 금연유도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나온 금연치료제 중 가장 금연성공률이 높다. <도움말 : 대한의사협회 의학지식향상위원회, 진성림 고운숨결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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