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 투표율 역대 최저..'왜?'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7.12.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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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세론'이 선거관심 저하..지역별로는 광주.전남 투표율 대폭 하락

제 17대 대통령 선거가 직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진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대선 투표율이 62.9%로 잠정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 70.8%, 1997년 제15대 대선 80.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대선에서 직접투표가 부활된 이후 투표율은 1987년 13대 대선 때 89.2%를 기록해 가장 높았으며, 이후 1992년 14대 81.9%,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로 꾸준히 하락 추세에 있다.



◇'이명박 대세론'이 관심 떨어뜨려..네거티브 戰도 한몫

대선 투표율이 이처럼 저조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바람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거가 유력 후보간 피말리는 승부로 진행돼야 투표율이 높아지는데 이번 대선은 이명박 후보가 40%대 지지율을 꾸준히 받으면서 2위 후보와 격차를 유지한 게 투표율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 등으로 대선 후보들간 선거전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진행된 점도 낮은 투표율을 만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대선의 '행정도시 이전' 등과 같이 실제 유권자들의 이해와 연관된 핵심정책이 부족했던 점이 저조한 투표율로 귀결됐다는 분석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연령을 만 19세로 한 살을 낮춰 유권자 수가 더 많아졌지만 관심과 참여 부족으로 투표율 제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광주.전남 투표율 대폭 하락..대구.경북은 하락폭 적어

한편 16개 시도 모두 투표율이 떨어진 가운데 지역별 투표율 편차가 두드러지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등 범여권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광주와 전남 지역 투표율은 각각 13.8%포인트, 11.7%포인트 하락했다.

서울(-8.6%포인트), 경기(-8.6%포인트) 등 수도권과 부산(-9.3%포인트), 경남(-8.3%포인트) 등 지역의 하락폭도 평균치 이상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4.1%포인트), 경북(-3.2%포인트)은 하락폭이 적었고, 울산(-5.6%포인트)과 충남(-5.7%포인트)도 평균치 이하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군.구 중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76.7%를 기록했고, 가장 낮은 곳은 55.6%를 기록한 충남 당진이었다.

이명박 후보의 고향인 경북 포항의 투표율은 71.9%,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연고지인 충남 예산의 투표율은 67.3%로 모두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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