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끝…총선 이미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2.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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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지속" vs "거짓+견제"

대선을 끝마친 정치권은 이제 '총선 앞으로'다. 승자의 기쁨을 만끽할 여유도, 패자의 슬픔을 나눌 시간도 없다. 이번 대선이 '최악의 선거'로 불릴 만큼 치열했던 이유도 결국 총선 때문이었다. 대선 최대 변수로 꼽혔던 '단일화'를 무산시킨 것도 바로 총선이었다.

현재로선 또한번의 '대세론'이 우세하다. '대선 승리+과반 득표', 명실상부한 '압승'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안정적 국정 운영을 바라는 마음이 표현된 만큼 이 흐름이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이 당선자의 핵심 측근은 "최소 150석"이라고 자신했다. 전통적 강세 지역인 TK(대구 경북), PK(부산 경남)은 물론 강원, 충청쪽 분위기도 좋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역시 '신흥 텃밭'으로 불릴 정도다.

당 분열이란 최악의 상황만 피하면 사상 최대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나라당이 현 대오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당측이 총선을 앞두고 분열하면 '게임 오버'란 것.



물론 낙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선 직후부터 이어질 정치 환경이 좋지 않다. 당장 당선자의 이름이 붙은 '이명박 특검법'이 눈앞에 놓여 있다. 범여권이 총선을 대비해 깔아놓은 포석이다.

범여권과의 공방 속 자충수를 둘 경우 의외의 실점을 할 공산이 크다. 범여권 한 인사는 "2004년 총선전 초반 탄핵 호재로 개헌선에 육박하는 의석 확보가 기대됐던 열린우리당이 노인 폄하 발언 등 실수로 기대치에 못미친바 있다"면서 "대세 흐름이 강하면 견제 심리도 생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도 변수다. '정권 교체'란 명분에 눌렸던 당내 불협 화음이 터져 나오면 범여권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범여권은 일단 이 당선자의 도덕성 문제를 계속 제기할 태세다. 아울러 권력 집중에 따른 폐해를 제기하며 견제 심리를 부추기는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범여권 대오가 견고하지 못한 게 문제다. '이명박 특검법'으로 일단 단일 대오를 형성했지만 임시방편 성격이 짙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중진그룹, 386그룹 등이 한판 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내세울 '간판 얼굴'이 없는 게 가장 답답한 부분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강금실 전 법무장관, 유시민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의원 등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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