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을때 위험을 대비하라

김주형 케이리치(주)자산운용연구소 책임연구원 2007.12.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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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재무설계 Q&A

유대인의 율법서인 탈무드에 사과나무를 심는 노인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70세를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어린 사과나무를 심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젊은이가 이 광경을 보고 말을 걸었다.
 
"이 사과나무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얼마나 걸리나요?"
 
"내 나이만큼은 있어야 할 걸세."
 
노인이 대답을 했고, 의아하게 생각한 젊은이는 나무에 사과가 열려 맛을 보지도 못할 텐데 이렇게 사과나무를 열심히 심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다시 물었다. 노인은 "이 사과나무에 열릴 사과는 자신이 먹기 위해 심는 것이 아니라 후대의 누군가가 사과를 맛있게 먹게 하기 위해서 심는 것"이라며 "자신 또한 선대가 심어 놓은 사과나무의 사과를 먹고 자랐으므로 후대에게 당연히 선물을 남겨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에 젊은이는 큰 감동을 얻었다.
 
이 일화는 현재 우리의 삶에도 큰 의미를 던져준다. 대개의 부모들은 자녀 사랑의 척도를 교육을 잘 시키고 재산을 많이 남겨주는 것에 둔다. 자녀도 눈에 보이는 사랑에 길들여져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 생활을 당연히 여긴다. 그러나 적은 수입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가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더라도 그 자녀들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자녀에게 부모로서 해줘야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장들이 많다. 한 가족의 가장은 어깨가 무거운 자리임에 틀림없다. 이런 짐을 조금씩 벗으려면 능력이 있을 때 미루지 말고 미래의 인생자산을 준비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건강이 악화하거나 경제적 활동의 제한이 있어도 가족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평화로울 때 위태로움을 준비한다'는 우리의 옛 속담처럼 경제적 활동이 왕성할 때,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한다면 후대를 위해 어린 사과나무를 심는 유대인 노인처럼 참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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