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 시작도 끝도 '이명박 대세론'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2.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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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이후 1년2개월 '독주'...BBK 등 위기넘기고 당선

'이명박 대세론'이 지배한 선거였다. 시작도 마지막도 '이명박 대세론'이었다.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례없는 '독주' 체제로 치러졌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선거전 내내 지지율 1위를 기록했고 출구조사 결과도 2,3위 후보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명의 대선 후보가 숱한 변수와 위기 국면에도 '나홀로 행군'으로 대권 권좌에 오른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이 후보가 대권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지난 해 7월이다. 퇴임 후 한 동안은 당시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같은 당 박근혜 전 대표나 여권의 고건 전 총리에 못 미치거나 엎치락뒤치락 하는 판세였다.

하지만 추석 이후 상황은 급반전 된다. 이 후보가 당시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고건 전 총리와 박 전 대표를 누르고 30%대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서울시장 당시 치적인 청계천 복원이 추석 '구전효과'로 입소문을 탔다. 북핵 실험도 역설적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경제'였다. '경제살리기'라는 기대가 기업 CEO 출신인 이명박 후보에게 집중된 덕이었다.

한나라당 경선전이 본격화된 올초부터는 이 후보의 '독주' 체제가 가속화됐다. 여론 지지율 순위 '빅3'도 한나라당 '빅3(이명박, 박근혜, 손학규)'가 휩쓸어 사실상 보수 진영의 잔치로 대선이 개막됐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처음 조정받은 것은 지난 2월이다. 박 전 대표측의 '후보검증' 공세가 본격화된 무렵이다. 지난 1996년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한 이 후보의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관이었던 김유찬씨의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40% 중반대까지 이르던 지지율은 40%까지 떨어졌다.


이 후보는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의 거듭된 검증 총공세로 지지율이 소폭 등락하긴 했으나 8월 경선까지 단 한 차례도 1위자리를 내주지 않은 끝에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경쟁자로 나선 10월 중순 이후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고공 행진을 거듭했다. 40%를 넘어 40% 중후반에 육박하는 가공할 지지도였다.

이 후보의 마지막 위기는 대선 종반인 11월 중순경 찾아왔다. 이회창 전 총재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귀국과 검찰 수사 등 일련의 악재가 돌출된 탓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20%대까지 치솟으면서 '보수표'를 빼앗긴 이 당선자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다 BBK 실소유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마지노선인 30% 중반까지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후보는 그러나 지난 5일 검찰의 BBK 수사 결과, BBK 및 (주) 다스 의혹 등에서 '면죄부'를 받으면서 지지율 40%를 다시 회복했다. 결국 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경쟁 후보들을 2배 이상 격차로 따돌리며 과반이 넘는 득표로 제17대 대통령에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 12월까지 무려 14개월을 '독주'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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