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미쳐"vs"오만의 극치"-대선 어록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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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기간 정치권은 수많은 말을 쏟아냈다. 최대 이슈는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와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BBK 공방이었다.

◇이회창과 BBK, 대선판 '후끈'= 11월7일 이회창 후보는 "아직 열두척의 배가 남았다"는 충무공 이순신의 말을 인용, 출사표를 던졌다. 공교롭게 기호도 12번.



한나라당은 즉각 "제2의 이인제"(나경원 대변인) "이회창씨라고 부르겠다"(강재섭 대표)며 비난했다. 며칠 뒤 '이회창 규탄대회'. 탤런트 백일섭씨는 "친구끼리 만나 같이 일을 하다가도 슬쩍 빠져버리면 뒈지게 맞는다"고 주장, 파문이 일었다.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BBK 공방도 논란이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대선 내내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이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솔직히 좀 짜증이 났다"(11월19일)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한 정동영 후보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줄곧 요구했다. 권영길 민노당 후보는 "이명박 찍으면 도박, 정동영 찍으면 쪽박, 권영길 찍으면 대박"(12월16일)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안팎의 단일화 압력에 "단 한 표가 나와도 완주할 것"(12월12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스떼기" 신당 경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최대 유행어는 '박스떼기' 였다. 후보간 갈등에 경선이 파행을 빚자 한나라당에선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못하다"(강재섭 대표, 10월4일)고 꼬집었다.


이해찬 후보는 경선 초기 "제 별명이 수첩왕자"(8월30일)라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패색이 짙어진 후반, "친구 얘기 좀 그만 하세요, 공적인 자리에서…"(9월27일)라고 '버럭'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에 합류한 손학규 후보는 "더이상 5.18 광주정신에 갇혀있어선 안된다"(8월3일)는 '광주발언'으로 논란을 낳았다.

승리를 거머쥔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경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불도저 경제"(9월12일)라며 이명박 후보에게 줄곧 싸움을 걸었다. '골리앗'을 향해 1대1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다윗'의 도전이었다.

◇파란만장 한나라 경선= 한나라당 경선의 최대 어록은 이명박 후보의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6월13일)와 박근혜 대표의 "너무 오만의 극치다"(11월1일)였다.

'오만' 발언은 경선 이후에 나왔지만 당내 주도권을 둔 극심한 진통 끝에 등장, 당을 뒤흔들었다. 일단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이끌어낸 박 전 대표의 승리.

이 후보는 자신을 '한방'에 보낼 수 있다는 범여권의 주장에 "한방이 아니라 헛방"(7월30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경선룰 관련 '어록'을 쏟아냈다. "고스톱 치다가 룰 바꾸나"(5월9일) "차라리 1000표를 드리겠다"(5월10일) 등이다.

◇양쪽서 외면, 검찰은 불쌍해?= 대선 기간 검찰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다만 시기에 따라 평가가 달라져 쓴웃음을 자아냈다.

8월13일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이 후보 형) 지분은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제3자가 이 후보를 가리킨다는 의혹이 커지자 이명박 후보는 "정치검찰"(8월14일)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치검찰'이란 표현은 넉 달 뒤 반대편에서 터져나왔다. 12월 5일 BBK 수사발표에서 검찰은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었다. 신당에선 당장 "근조 정치검찰"이란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이명박 후보는 "한국 검찰을 못믿으면, 북조선 검찰은 믿겠느냐"(12월6일, TV토론)고 반박했다.

한편 11월26일 취임한 임채진 검찰총장은 "있는 건 있다 하고, 없는 건 없다 하겠다"고 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은 '없는 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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