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중대형 아파트 낙찰 '호기'

고정융 굿옥션 조사분석팀장 2007.12.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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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내년 경매 투자 가이드

정부의 강도높은 정책으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에서 이젠 미분양 양산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인 파주신도시마저 대거 청약미달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강남권 아파트값은 1년새 2억~3억원 가량 떨어져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과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회피까지 맞물려 부동산시장 하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면 경매 시장은 어떤가. 그간은 대체로 일반 매매 시장의 영향을 받아왔지만 금융권의 여신 관리로 부실 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경매 신청 물량이 줄고 낙찰 건수도 25% 가량 줄어 든 반면 평균 낙찰가율은 작년 69% 이던 것이 올해는 72%로 3%포인트 상승했으며 평균 경쟁률도 약간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가격 상승과 과열 경쟁을 피해 그동안 저평가됐던 다세대, 빌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점차 높아졌으나 올들어선 4억원 이상의 중ㆍ대형 평형의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대신 감정가 2억원 미만의 소형 평수 아파트와 1억 미만의 다세대, 빌라에 대한 경매 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 감정가대비 낙찰가율과 입찰 경쟁률 면에서 그동안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식되어 오던 다세대가 투자면에선 아파트의 인기를 넘어섰다.

11월 말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나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반 매매 시세를 훨씬 넘는 가격으로 낙찰되기도 하는 현상이 벌어져 전업 경매 투자자의 경우 까다로운 절차와 위험을 무릅쓰고 경쟁이 덜한 공매시장이나 소위 '하자 물건'으로 투자 종목을 바꾸기도 했다.

토지 부분에 대한 투자 역시 꾸준한 관심 종목인데 주거용 물건과 달리 장기적인 투자와 투자 금액이 비교적 높은 이유로 아직은 경쟁이 덜하지만 역시 농지와 임야 모두 작년 보다 3%와 5% 가량 낙찰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근린상가는 자영업의 침체를 반영, 매물이 나와도 2,3차례 유찰을 거쳐 40%대에서 낙찰되고 있는데 경매 종목 중 유일하게 작년에 비해 3% 가량 낙찰가가 하락했다.

매매가 잘 되지 않아 그동안 낙찰가가 낮았던 오피스텔의 경우 작년 평균 57% 수준에서 낙찰됐지만 장기 보유와 임대 수익 목적의 투자가 늘어나고 사무실로 쓸 수 있는 공간이 부족, 올해는 74%의 낙찰가율을 나타내는 등 급격히 낙찰가가 상승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대형 아파트 낙찰 '호기'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내년도 새 정부가 들어서도 전면적인 해제 조치는 이미 전국적으로 벌여 놓은 개발사업의 영향으로 다시 전국을 투기장으로 변모시킬 위험이 있어 한정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억제 완화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의 압력이 현실화 되고 있고 금리도 크게 상승하는 등 대내외 적인 투자 환경은 더욱 악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부동산 경기 하락세 혹은 보합세를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경매시장과 매매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던 처분조건부대출의 만기로 인한 물건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고 실제 매매시장에서의 가격 하락은 거래량이 적어 아직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언제든 반등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대출 규제의 완화와 양도세 감면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면 다시 대형 물건의 낙찰가가 상승하고 소형 물건의 인기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토지 부분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물건의 경우 내년에도 저가 낙찰이 이어지겠지만 종부세 등의 영향으로 주거용 다주택을 보유하기 어려워졌고 단기 전매로 인한 수익 실현도 양도세 중과로 어려워져, 임대 수익위주의 투자 방식이 늘어나면 그동안 소외 받았던 상업용 물건이 새로운 투자처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전국적으로 물량 위주의 개발 보다는 기존의 시가지와 도로를 정비하여 질적으로 개선하는 개발과 상징적인 랜드마크개발 계획을 통한 도시 이미지 제고를 꾀하는 새로운 개발 모델이 도입되면서 주변의 개발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현상이 일반화돼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의 가격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미래의 전망이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는 대출을 통한 투자보다는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 투자의 방향을 설정하고 때로는 시장의 흐름보다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주거용 물건을 찾는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중대형 평수로 갈아탈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지금 나오는 물건들은 신건의 경우 연초의 고가 감정된 물건은 소진되었고 현재 가격과 별 차이 없는 7,8월 감정된 물건이 많은데 중ㆍ대형 평형의 경우 85%선에서 낙찰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고가 물건의 경우 80% 초반에 낙찰되는 경우도 많아 저가 매수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소형 평형의 아파트나 다세대의 경우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입찰 경쟁이 심해 낙찰가율이 많이 올라 있어 매매 시세와 꼼꼼히 비교하여 보고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격적으로 메리트가 있는 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목적을 위한 입찰이라면 토지든 주거용 물건이든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물건을 먼저 찾게 마련인데 이 경우 낙찰 받더라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실제 수익은 별 볼일 없거나 오히려 급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 하는 경우도 많다.



개발 예정지역의 경우 부지런히 물건을 검색하고 현장의 가격을 파악한 뒤 주관적인 수익 목표를 세우고 여러 번 입찰하다 보면 의외로 사람이 적게 몰리는 물건의 경우 싸게 낙찰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노력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또다른 투자 방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개발되고 있는 지역과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중에 재개발 움직임이 구체화 되지 않은 곳을 고르는 방법으로 현재 가시화된 개발이 끝나면 다음 순위의 개발예정지역을 인근에서 찾는 방법으로 장기적인 투자이니 만큼 임대 수익이나 그간의 활용방법도 고려해야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익성 물건 중에 오피스텔의 경우 작년보다 낙찰가율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저가에 낙찰 받을 수 있는 물건이 많다. 근린 상가의 경우에도 경매 물건은 대부분 입지 조건이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용도에 따라서 부동산의 가치가 달라지기 쉬운 것도 근린상가의 특징인 만큼 저가에 낙찰 받아 용도 변경, 리모델링 등을 통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임대 수익과 장래 상권의 발전에 따른 자본 이득도 가능 하다.



경매를 통해 남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기본적인 경매 이론도 물론 잘 알아야 하겠지만 정보의 취득에 공평한 세상인 만큼 풍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현장에서 직접 검증하여 투자의 판단 지침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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