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습격' 해안·해양 생태계 초토화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12.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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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회복 단계까지는 10년은 지나야

↑기름오염 사고 전 구름포 해변 전경↑기름오염 사고 전 구름포 해변 전경


↑ 오염사고 후 기름띠로 뒤범벅이 된 구름포 해안↑ 오염사고 후 기름띠로 뒤범벅이 된 구름포 해안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로 흘러나온 기름이 산소와 햇빛을 차단시키면서 어패류가 폐사하는 등 해양 및 해안 생태계가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훼손된 생태계가 사고 이전 상태로 복원되기 까지는 10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기름오염 사고로 인해 예상되는 생태계 피해를 분석한 결과 산소와 햇빛 공급 차단으로 각종 해양생물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진단됐다.

해양박테리아는 성장이 저해되고 해양미생물 수와 다양성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조류 등 부착조류도 사멸하거나 성장에 지장을 받고 바다 밑바닥에 사는 저서동물은 기름이 내려앉으면서 피해가 크게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유영능력이 있는 어류는 다른 하등동물보다 피해가 적지만 산란장 오염으로 치어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뿔논병아리와 쇠오리, 청둥오리, 갈매기 등 해양 또는 연안습지에서 활동하는 조류 피해도 클 것으로 진단됐다. 백로류와 도요·물때세류 등 내륙에 서식하면서 해양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조류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에 절어 사망한 조류↑기름에 절어 사망한 조류
특히 모래해안지역에서 취식하는 큰고니, 말똥가리 등 멸종위기종은 직접적인 영향보다 오염된 어패류에 위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태안지역 인근 철새도래지는 비교적 피해가 덜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피해정도가 심한 신두리에서 만리포, 모항지역에는 소수의 갈매기류를 제외하고는 관찰된 조류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환경당국은 또 피해 확산가능지역인 가로림만과 근흥면, 근소만 지역 역시 조류 대부분이 내륙 농경지나 저수지에 분포해 피해는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습지보호지역의 경우는 해양수산부 지정 생태·경관 보호지역인 신두리사구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연만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신두리사구는 기름이 해안가 전체를 덮을 정도로 오염돼 서식 조류에 악영향을 끼치고 토양오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보다 기름유출 규모가 1/3 정도였던 95년 시 프린스호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 1년 후 바지락 70%, 전복 56%의 체취량 감소를 보였고, 저서생물은 199종에서 151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파괴된 생태계는 1년이 지나야 저서동물 중 유류오염환경의 개척종인 가시버들갯지렁이의 서식이 시작되고, 3년 후부터 해조류와 갯지렁이류 등이 점진적 회복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년 후부터는 조개류의 회복이 뚜렷해지고 거의 대부분의 생물군락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10년이 지나야만 염하구, 모래해변, 암석해안, 간석지의 거의 모든 생물종이 회복단계에 진입하고 염습지 생태계에서는 대부분 생물종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부는 해수부와 함께 긴급 생태계 실태조사를 벌이고 야생동물구조팀을 운영하는 등 비상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아울러 오는 2018년까지 피해지역 생태계 변화를 장기 모니터링하고 복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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