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동영상' 협박범은 친구사이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2.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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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를 설립했다"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육성이 담긴 이른바 '이명박 동영상'을 한나라당에 팔아 넘기려다 지난 15일 경찰에 체포된 '협박범'은 서로 친구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이들의 변호를 맡은 이회창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인 김정술 변호사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김모씨는 지방에서 바이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로 동영상을 보유한 중소 IT 업체 대표인 여 모씨와는 친구 지간으로 알려졌다.



여씨가 운영한 업체는 광운대 최고경영자 과정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번 동영상도 여기서 포착했다. 동영상 원본은 비디오 테이프이며 이들은 파일로 전환, CD에 담아 보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한 명의 공범인 곽 모씨는 '이들로부터 '옮겨야 할 돈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옮기려 범행에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김씨는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측에 차례로 동영상을 판매하는 대가로 100억원씩을 요구했다 거부당하자 지난 목요일 나를 찾아와 '30억원에 동영상을 사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씨는 김 변호사에게 핵심 내용만을 음성 파일로 들려줬으나 김 변호사는 제의를 거절했다.

김 변호사는 "김씨는 한나라, 통합신당, 그리고 우리에게도 제안이 거부되자 다시 한나라당을 찾아가 30억원에 '딜'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이들은 (협박보다) '비즈니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변호는 김 변호사 외에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의원, 'BBK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경준씨 변호 과정에 참여 중인 홍선식 변호사 등 3명이 맡았다.

이날 오후 경찰 조사에 입회했던 정 의원은 "피의자들은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호텔 방안에서 '당신같은 사람 없애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 줄 아느냐. 간이 크구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먼'이라고 말해 살해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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