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고 1845년 귀국 후 은이 성지를 중심으로 인근 호법면의 단내 성지 등에서 짧은 사목활동을 하다가 1846년 체포되어 국가반역죄로 26세의 젊은 나이에 새남터에서 효수형으로 순교했다. 옥살이를 하는 동안 조정의 요청으로 세계지도와 지리 개설서를 만들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전해지지 않고 있다.
뽀므롤은 보르도에서 가장 재배면적이 적은 지역이며 메독이나 인근 생떼밀리옹 등과 달리 와인의 그랑 크뤼(Grand Cru) 등 등급분류가 없다. 이 지역 와인은 모두가 ‘최고이다’라는 자부심의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옛날에는 보르도시에서 그곳으로 가자면 큰 강을 배로 건너는 불편 때문에 소외되었다는 편이 정설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페트뤼스(Petrus)를 필두로 주옥같은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을 들어서면 얼마 안가서 오른편에 사람들이 늘 줄 을 서 있다. 좌대 높이 앉아 있는 성 베드로의 발가락을 만지기 위해서다. 발가락부분만 반짝거리도록 많은 사람들이 그를 경배하는 이유는 그의 손에 있는 천국의 열쇠 때문은 아닐까? 페트리스의 와인병 라벨에는 천국의 열쇠를 가진 베드로가 형상화 되어 있다.
싸또 페트리스는 메를로 품종 95%, 까베르네 프랑 5%로 만들어지며 진한 자주색을 띄고 블랙커런트, 까시스향과 블랙베리의 진한 달콤함과 매콤함 등이 복합적인 아로마를 형성한다. 특히 뽀므롤지역 와인의 특색인 송로버섯 향이 독특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양식재배가 불가능한 송로버섯은 얼마 전 프랑스의 어느 경매에서 1.5kg짜리 대형버섯이 약 3억원에 낙찰되었다. 가히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음식재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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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조용한 은이 공소를 들린다. 그곳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일부가 보존되어 있고 몇 점의 한국 초기교회 시절의 기도서 등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그 중 내 눈에 띄는 것은 너덜너덜하게 다 헤어진 손바닥만한 기도서 ‘텬당직로(天堂直路)’이다.
1780년경 프랑스 모예신부가 저술한 천당 길로 인도하기 위한 신심서(信心書)이다. 책에서 말하기를 천당에 가는 것 즉 상생(常生)을 얻으려면 세 가지 요긴한 공을 세워야 하는데, 착한 일, 선한 뜻, 천주의 성총이 그것이다. 라고 하였다.
나는 언젠가 꼭 페트리스를 맛보겠다는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때에 따라 내게 감동을 주었던 와인은 반드시 그랑 크뤼급이나 가격이 높은 와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성 베드로의 천국의 열쇠, 싸또 페트리스, 텬당직로 중에 조그맣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기도서에 마음이 더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