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도 "대출 축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7.12.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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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캐피탈 등 금리 오르자 심사기준 강화

시중 금리 상승 여파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자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신규 대출을 상당폭 축소했거나,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심사 기준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곳들이 있다. 은행권은 아직 대출 축소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종전처럼 '공격적인' 대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신규 대출 취급을 줄이는 대신 연체 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기예금, 회사채 등을 통한 조달금리가 연 7%를 넘어선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A저축은행의 경우 최근까지 추진해 온 저신용자 대출시장 진출을 잠정 보류하는 한편 주택담보 및 신용대출, 자영업자 대출 등도 당분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가 지나치게 오르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금리가 더 올라가면 다른 업체들도 여신운용 폭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대마진을 유지하려면 고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하지만 대출금리가 인상에 따른 연체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며 "당분간 신용도가 높은 고객들에게 만 신규대출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B저축은행은 원가부담이 늘어난 만큼 신용도에 따른 여신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데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연체가 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캐피탈업계 역시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된 이후 신규 대출이나 리스영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실제 15개 할부금융업체 가운데 지난 11월 수입차 리스실적이 전달보다 줄어든 곳이 11개에 달했다. 우리파이낸셜의 지난달 취급액은 117억원으로 전달 139억원에서 15.8% 줄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각각 7.3%, 4.8% 감소했다.

국산차 리스 역시 사정이 비슷해 전체적으로는 국산차와 수입차가 각각 8.3%, 2.3% 축소됐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대부분 업체가 만기 1~2년 짜리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금리가 급등하자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신규대출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카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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