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12.12'에 찾은 민주화의 추억

제천(충북)=김성휘 기자 2007.12.12 15:08
글자크기

故 지학순 주교, 정진동 목사 기리며 범여 지지층 결집 노려

鄭, '12.12'에 찾은 민주화의 추억


12일 충북 유세에 나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행선지가 흥미롭다.

고(故) 지학순 주교(사진 왼쪽)의 묘소를 찾았고 지난 10일 타계한 정진동 목사(오른쪽)의 빈소도 방문했다.

일단 '종교'란 키워드가 떠오른다. 교계 표심을 잡겠다는 행보로 볼 수 있다.그런데 지학순과 정진동이란 이름은 70~80년대 민주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정 후보는 이날 충북 제천 봉양읍의 베론 성지를 찾았다. 프랑스인 선교사들이 한국 최초의 신학교를 세운 곳이지만 그보다 고(故) 지학순 주교가 묻힌 곳이란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민주화·평화·인권 운동가였던 지학순 주교는 일생을 반독재 투쟁과 양심수 석방 등에 힘썼다. 지난 74년 "유신헌법은 무효"란 양심선언때문에 15년형을 선고받은 일이 기폭제가 돼 천주교정의사회구현사제단이 결성되기도 했다.



정 후보가 이날 첫 방문지로 원주 원동성당을 찾은 것도 지 주교를 기리는 의미다. 원주에 천주교 교구가 설치된 게 지난 65년. 초대 교구장이 지 주교였다. 그가 묻힌 제천도 원주교구 소속이다.

또다른 행선지는 청주의료원에 마련된 고 정진동 목사의 빈소. 정 목사는 70~80년대 진보적 사회운동에 투신, 충북지역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통했다.

정 목사의 이름이 생소해도 '도시산업선교회'는 낯설지 않다. 그는 30여년간 청주 도시산업선교회 목사로 도시빈민·노동 문제에 천착했다. 정 목사는 2005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투병하다 지난 10일 별세했다.


결국 이날 정 후보는 '12.12' 쿠데타가 일어났던 날 민주화운동 상징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감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자극하고자 했던 셈이다.

정 후보의 메시지도 "수구부패 세력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원동성당에선 "투표날까지 단일화에 힘쓸 것"이라며 전통적 지지층에 호소했다. 지학순 주교 묘소에 참배한 뒤엔 "주교님의 얼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걸음이 70~80년대를 기억하는 30~40대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대선은 불과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