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先지주회사-後KTF 합병'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7.12.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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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유통부터 자회사 형태로 통합..유무선 공동 마케팅

남중수 KT (37,400원 ▲950 +2.61%) 사장이 그룹지배구조 개선을 공식화한 가운데 KT그룹의 개편방향이 '선 지주회사 전환, 후 KTF 합병'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KT 관계자는 12일 "KT-KTF 합병을 추진할 경우 규제강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조기 합병 보다는 기존 체계의 틀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지주회사 전환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수 KT 부사장(기획부문장)도 "지배구조개선은 단순히 현재와 다른 체제만을 준비하는 차원을 넘어 주주간의 이익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KTㆍKTF 등이 공동 투자를 통해 그룹내 유무선 유통망 전체를 담당하는 유통자회사 'KTFM&S'를 만들려한다. 이를 몇차례 반복하면 지주회사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향후 그룹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우선적으로 공동 투자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지주회사 체계를 구축한 이후 궁극적인 지향점인 KTF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뜻이다.



◆KT, 지주회사전환 사전정지 행보 가속

KT는 실제로 최근들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주회사 체계는 순수 지주회사와 그 산하에 사업회사를 배치하는 방안과, 독점논란의 대상인 시내전화망 필수설비를 떼어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밑에 사업회사를 두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KT는 우선 내년 상반기 KTF 대리점을 관리하는 KTF 자회사인 KTFM&S의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를 KTF 대리점 뿐 아니라 KT 외부 유통망 등 영업의 '최전선'인 그룹 소매유통망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회사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관리를 비롯해 유통망 등 그룹계열사간 공통 사업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KT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부문 산하에 그룹경영 및 지배구조개선작업을 전담할 그룹전략CFT(Cross Functional Team)를 신설하고,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권행민 전무를 배치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도 KT가 정부 당국의 규제강화를 유발하는 KTF와의 합병을 섣불리 추진하기 보다는 조직통합의 부담을 덜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지주회사 전환에 무게를 두고 그룹구조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궁극적 지향점은 KT-KTF 합병

KT가 우선 규제강화 및 조직통합 부담 등을 피할 수 있는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하더라도 이후 통신시장의 통합추세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등에 대응하고, 본원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KTF와의 합병'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서정수 부사장도 앞서 11일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ㆍ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지적하며 "(KT-KTF간 합병과 관련) 규제이슈는 이에 비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KT의 판단만이 남아있을 뿐"이라며 KTF와의 합병 '카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KT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성 문제와 유무선 자원의 효과적 활용 등에 대한 본질적인 해법은 KT와 KTF간 합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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