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작황 부진, 밀가루값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2.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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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부진과 재고감소로 곡물가 연쇄 급등 우려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밀가루값이 더 올라 서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게 생겼다.

최근 한국서도 밀가루 출고가가 급등하면서 대형마트에서 라면, 부침가루 등 밀가루 관련 제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계 곡물가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미국 농업부를 인용, 수요 급증에 따른 옥수수, 밀, 콩 등 곡물의 재고 감소로 글로벌 경제가 또 다른 식품 가격 급등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경작 부진도 식품 가격 급등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농업부 관계자들은 내년 미국 밀 재고가 3억1200만부셀에서 2억8000만부셀로 줄어들면서 6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부셀=35.24리터)

미국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미국의 밀 공급 감소는 전세계 곡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아르헨티나의 차가운 날씨와 호주의 가뭄도 밀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루이스는 "곡물 재고 감소와 아시아의 곡물 부족 현상은 내년 곡물 가격 쇼크를 다시 한번 예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옥수수와 콩 재고도 이머징 국가들의 수요 증가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미 옥수수와 콩 가격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호라이존 어그스트레터지스의 곡물 애널리스트인 그레그 와그너는 "콩과 밀의 공급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밀 선물 2008년 3월물 가격은 부셀당 9.29달러로 치솟으며, 지난 여름 기록한 9.61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옥수수 선물 3월물 가격도 부셀당 4.19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콩 선물 1월물 가격은 부셀당 11.32달러를 기록하며 3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농산물 애널리스트들은 옥수수, 밀, 콩 등 곡물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육류, 가금류, 유제품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 판국에 이 같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는 경제 불균형을 키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11월 인플레이션율이 6.9%에 달한 중국은 이러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전망이다. 중국의 11월 식료품 가격은 무려 19.2% 급등했다.

유로지역의 인플레이션도 고유가와 식품 가격 상승세로 6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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