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단일화 정면돌파 노림수는?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7.12.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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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압력 타개-대선완주 명분쌓기 주력

정치권 안팎에서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대선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동영 카드로는 이명박 후보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문 후보는 11일 성명서를 내 "정 후보가 사즉생의 결단으로 나선다면 더 이상의 이변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던 이들의 눈이 번쩍 뜨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 후보의 집권을 노무현 정권의 재집권, 그 연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은 그걸 결코 원하지 않고 있다"며 "정 후보로의 단일화로는 이번 선거의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는 명백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 싶어 한다"며 "이게 되지 않으면 악취가 나는 낡은 술이 담긴 낡은 부대라는 최악의 선택도, 부패한 술일지라도 술만 잘 담그면 되지 않겠느냐며 마다하지 않을 태세"라고 밝혔다.

'정동영=필패'라는 공식을 통해 대선완주의 동력도 얻으면서, 범민주개혁세력의 단일화 무산 책임론에서도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정동영 사퇴→문국현 단일후보→범민주개혁세력 집결→역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으로 캠프 안팎의 패배의식을 털어내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지지율 답보는 '돈'과 '조직' 등 정치 신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일뿐이라는 해명이다.



문 후보가 "잡는 것 같지만 잃어버리는 길이 있고, 놓는 것 같지만 얻는 길이 있다"며 "정 후보가 이 난국에서 모든 기득권과 정치적 목표를 접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선다면 국민들은 열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문 후보측 내부에서는 '정동영 사퇴=필승'이라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편 정 후보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김현미 대변인은 "단일화는 국민과 시대의 요구"라고 전제한 뒤 "문 후보는 국민의 뜻을 알아야 하고,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단일화했을 때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누구로 단일화를 해야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한 국민의 뜻은 이미 정해져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와 국민의 뜻을 소중히 여기고 경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동영-문국현' 단일화는 막판까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대선 투표일이 가까워오고 '이명박 완승' 분위기가 고조된다면 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단일화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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