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사고는 시프린스호와 비교하면 안돼

태안=뉴시스 2007.12.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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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사고는 시프린스호와 비교하면 안돼


사상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를 초래한 충남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 사고는 1995년 여수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와 생태환경이 크게 달라 두 사건 비교에 무게를 둬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중앙정부가 나서 생태환경 피해에 대한 조사를 서둘러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에 제시, 생태보상금 수혜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해양연구원 소속 해양위해방지사업단의 연구원 임모씨는 1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피해복구 시기를 놓고 혹자에 따라서는 10년에서 100년까지 소요된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생태환경에 따라 변하므로 속단하기 이르다"며 "여수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와 비교할 때 태안지역의 생태계는 치명상을 입을 요인이 너무 많아 둘을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씨프린스호의 사고가 난 지 10년이 넘었어도 아직까지 그 해악 요소가 남아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봐야한다"며 "태안 앞바다는 분명히 이곳과 달라 생태계 피해는 2배 이상의 원유 유출, 회복기간 10년 등의 단순 수치를 훨씬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임 연구원이 밝힌 시프린스호가 좌초된 여수 앞바다와 태안 일대의 차이점은 생태계의 다양성이다.

그는 "기름으로 뒤덮인 곳이 사질 즉 모래해안이다. 모래의 굵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곳의 위험성은 모래 밑으로 원유가 파고든다는데 있다"며 "이는 암변해안으로 이뤄진 시프린스호 침몰지보다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원유의 잔류가능성을 높여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임 연구원은 또 "해안선 50km를 직접적인 영향범위로 놓고 일차적인 유형의 피해만을 따질 때도 태안이 양식과 어로활동 등 수산활동이 많다는 것도 시프린스호와 차이"라며 "바다는 개체수의 복원이 수년 안에 이뤄지지 않아 수산활동의 잠재적 피해지속성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차원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임씨는 "생태계별로 다르지만 보통해역에서는 방제작업이 완료되고 표면생태계 복원은 일반적으로 5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누출된 기름이 저서생태계로 들어가면 조간대생태계층을 제외하고는 자연풍화과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 해저 생태계 복원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사용된 기름 유화제나 바닥에 가라앉은 원유는 조석차에 따라 일부를 제거할 수 있지만 저서생태계는 자연풍화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어족자원의 회복이 시급한 태안바다에 더 치명적이란 주장이다.

방제작업과 동시에 정부차원의 생태계 복원 노력을 서둘러 국제기금 확보를 위한 사전작업도 당부했다.

그는 "철새도래지며 태안국립공원이기에 정부에서 방제작업과 동시에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은 생태환경조사나 환경복원문제다"며 "환경생태계 복원을 위한 조사나 비용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을 통해 보상이 가능하므로 서둘러야 증거확보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고 말했다.



임씨는 "어업 피해 등 직접적인 조사가 가장 강력한 주민들의 요구겠지만 사실 이것은 대부분 손해사정기관들이 하고 있다"며 "피해범위를 과학적으로 책정해주고 눈에 보이는 피해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주는 연구기관의 협조를 받아 사전에 피해보상 범위를 확대해야 하고 생태복원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국립수산연구원 관계자도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해양은 3년 정도 지나면 개체 회복이 나타나지만 간척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양생태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작업이 서둘러 진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95년 14만5000t급 유조선인 시프린스호 좌초 사고의 영향으로 여수시 남면 인근 3826ha의 양식장이 황폐화됐고 15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태안은 사고발생 닷새 기준 양식장과 어장 8000ha가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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