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예측·초기대응·후속조치 "죄다 미흡"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7.12.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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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방재능력 턱없이 못미쳐… 피해규모 산정도 불가능

유조선 기름 유출사고 나흘 째, 피해예측은 물론 초기대응, 후속조치까지 모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일인 7일 이장훈 해양수산부 국제기획관은 "해안에서 5마일(약 8~10km) 떨어진 곳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기름이 해안에 도달할 때까지 24~36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은 거품을 잔뜩 머금은 기름띠가 태안반도 만리포 해안에 밀려들기 시작한 것은 사고 발생 12시간 남짓 지난 오후 8시 무렵이었다.



이에 대해 강무현 해수부 장관은 "북서풍이 초속 10m 이상으로 강하게 불어 예상보다 기름이 빨리 확산됐던 것"이라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좌측에 생긴 구멍을 막는 데만 48시간이 지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 국제기획관은 사고 당일 "기름이 1만톤이 새버려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서 더 이상 기름 유출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기름은 사고 발생 만 2일이 지난 9일 오전이 돼서야 멈췄다.

스피리트호는 12일이 돼서야 안전 해역인 인근 대산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오염 방제능력을 과대평가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국제기획관은 "우리나라의 해양오염 방재능력은 3일간 1만6500톤의 기름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드러난 '방재 실적'은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138척의 경비함·방제선과 헬기 5~6대가 매일 선단을 이뤄 폐유 수거와 기름막 처리에 나섰고, 육상에서도 9000여명이 동원돼 기름에 젖은 모래를 퍼내는 중이다.

그러나 9일까지 거둬들인 폐유는 514톤에 불과하고 기름에 검게 물든 모래까지 합쳐도 2539톤으로, 이 국제기획관이 말한 방제능력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 사고 당일 인근 어민들이 채비를 갖추고 정부·해경의 기름종이·오일펜스 등 지원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이의 지급도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나흘째인 10일 오전, 유출된 1만여톤의 기름은 남쪽으로는 태안반도 남단보다 훨씬 아래인 안면도 인근까지 뻗쳤다. 북쪽으로는 가로림만 입구까지 기름막이 형성돼 있다.

피해 어장·양식장 등 8200여 헥타아르(ha)가 기름에 잠겼다. 관계 당국은 기름띠가 경기도 해역까지 미칠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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