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바이오칩 소프트웨어, 항체

이종서 에이비프런티어 대표 2007.12.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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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의 단백질의약품 바로알기⑦

단순히 몇가지 단백질 양의 측정으로 특정 질환을 판별할 수 있는 경우 또는 임신과 같이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 줄 수 있는 생체 마커 단백질이 있는 경우는 그에 해당되는 항체가 들어있는 래피드 키트라는 진단 제품을 이용하여 간단히 검사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일반인들이 직접 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지만 병원에서는 이보다 정확하게 단백질의 양 또는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엘리사 방법이나 다른 장비를 이용하여 검사를 하고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와 예방/치료가 가능한 의료시술법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손쉬운 질환 검사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중에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어렵지만 동시에 수십개 내지 수백개의 단백질 양을 함께 측정 하여야 할 경우도 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첨단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칩이라 한다.



칩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나 유리 같은 고체 물질을 가늘고 길게 잘라 논 형태의 물건을 일컫는데 예를들어 우리가 즐겨먹는 감자칩으로 쉽게 형상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던 것이 전자분야에서 실리콘칩, 반도체칩 등으로 전자분야에서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바이오칩, 단백질칩, 항체칩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제 칩이란 용어는 원래의 의미 보다는 무언가 작은 표면에 여러 가지를 미세하게 집적해 놓은 형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오칩이란 우리가 알고자 하는 생명현상에 대해 소량의 생체시료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바로 알려줄 수 있는 미세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앞으로 손목시계처럼 늘 우리 몸에 지니고 다닐 수도 있고 화장실 변기에서 소변을 통한 자동 분석자료가 바로 관련 병원에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갖고있는 질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뿐 아니라 적합한 의약품을 복용후 질환이 치유되고 있는지 분자수준에서 먼저 검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갑자기 일어날 수있는 심혈관 질환등의 위험을 혈액내의 관련 단백질들의 변화 수준을 감지하여 미리 예측 할 수 있으며 위급한 상황전에 의료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바이오칩의 개발은 바이오, 의약학, 임상학 분야는 물론 전자, IT, 물리, 통신등의 여러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젊은 과학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미지의 도전 무대가 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칩 개발기술은 여러 첨단기술의 융합체로 분야별 영역을 하나하나 구분하기 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칩 기술은 크게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드웨어 기술은 바이오칩의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술로 바이오칩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기능적 측면(신속, 정확), 편이적 측면(작고, 단순), 경제적 측면(저렴한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 재사용 이나 연속 사용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전자, IT회사들로부터 작은 생명공학 벤처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과 접근법으로 실용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필자는 중학생 시절 개인용 컴퓨터(당시 퍼스컴)을 처음 접하였다. 몇 달의 설렘과 부모님에 대한 설득작업으로 장만한 고가의 컴퓨터 앞에서 실망감을 갖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당시 컴퓨터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베이직 언어로 간단한 계산프로그램이나 오목과 같은 게임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장치는 개발되었어도 적합한 소프트웨어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훌륭한 바이오칩 기술이 개발되어 앞서의 편리한 장치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안에는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인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바이오칩 속의 소프트웨어는 우리 몸 상태를 나타내는 단백질들을 측정할 수 있는 항체다. 우리가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몸의 면역상태는 어떤지를 질환 관련 단백질이나 면역 관련 단백질을 측정하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의약품이 환자의 질환에 적합하여 호전이 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다른 의약품의 처방이 필요한지 여부도 몸 속의 단백질을 분석 함으로써 알 수 있다. 항체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물질 보다도 높은 특이성을 갖는 물질로 몸 속의 여러 단백질로부터 우리가 알고자 하는 단백질을 측정 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바이오칩의 진단용 컨텐츠로서 최적화된 항체를 가능한 많이 구축하여 놓는 것은 바이오칩 세상이 실현되었을 때 보건 의료사업에 대한 기여와 더불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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