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와 '김경준 협박·회유'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함께 전면 재수사를 추진하는 쪽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도 김경준씨와의 면회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경준 기획입국설'을 제기하며 신당 정동영 후보측을 압박하면서, 김경준 접견권의 정치적 악용을 금지토록 검찰에 요청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신당은 정성진 법무장관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BBK 수사를 담당한 검찰수사팀에 대한 직무감찰을 요구키로 했다.
그는 특히 "비리·의혹투성이 이명박을 비호하기 위해 검찰과 검은 유착관계를 맺고, 신당에 대해 '공작정치', '기획입국' 흑색선전을 일삼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검찰수사는 원천무효"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앞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BBK 수사를 '검찰의 치욕'이라고 비판한 전직 검찰 고위간부의 편지를 공개하며 전례없이 강한 분노감을 드러냈다. 김 전의장은 "검찰의 수사는 치욕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엉터리, 부실, 짜맞추기, 편파수사였다"며 "검사중에 용기있는 검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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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의장이 공개한 편지에는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의 동업경위와 역할분담, 청산과정상의 의혹 △이 후보와 주가조작 사건과의 관계 △다스가 미국 소송에서 패한 경위 △김경준 메모와 진술을 근거로 BBK 실소유 의혹 무혐의 처리 △'수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사했다'는 비상식적인 입장발표 △다스가 190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를 결정한 경위 등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식밖의 수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昌측 "검찰 상부서 진술서 수정 지시" = 이회창 후보측도 BBK 의혹에 대한 공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후보측은 우선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김경준 협박·회유' 의혹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후보측 법률지원단장인 김정술 변호사는 이날 브리핑을 갖고 지난 7일 김경준씨와 접견한 내용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김경준씨가 당초 이명박 후보와 한글계약서를 같이 만들어서 도장을 찍었다는 진술서를 작성했다"며 "그런데 검사가 이를 상부에 보고하니 김씨 혼자 다 저지른 일로 진술서를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김씨의 주장을 전했다.
또 김경준씨는 "검사가 김씨에게 한글 이면계약서를 혼자서 작성하고 도장을 찍었다는 진술을 하라고 강요했으며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검사가 고함을 치고 협박을 시작했다"는 주장도 했다는게 김 변호사의 설명.
김 변호사는 아울러 "검사가 김씨의 부인인 이보라씨에 대해 형식적인 조사를 거쳐 무혐의 처리를 해주겠다며 귀국시키라고 했다며 검사실 전화로 미국의 가족들과 자주 전화를 했으나 12월1일부터는 전화통화가 불허됐다"는 김경준씨의 진술도 밝혔다.
◆ 한 "김경준 접견권 악용금지" 요구 = BBK에 대한 신당과 이회창측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도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 후보는 시비종비(始B終B)다. 시작도 BBK 끝도 BBK다. TV토론에 나와서도 유능한 상대 후보의 뒷다리 걸기나 하고 인격모독이나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특히 "신당과 이회창 후보측 변호사들이 떼를 지어 김경준을 접견하고 있는데 이는 접견권을 남용하고 그것을 이용해 언론에 김경준의 말을 생중계하듯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에 접견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아울러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김경준 '기획입국'과 그 배후세력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자신을 황태자로 키워준 노무현 대통령에게마저 배신의 칼을 꽂고 있다"며 "정 후보는 지금 음모론이 아닌 (기획입국에 대한) 참회록을 이야기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