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기름띠, 서해생태계 급속 파괴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12.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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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동북아 최대 철새도래지. 갯벌 피해 엄청날 듯

↑8일 오후 태안 신두리 해변에서 기름을 뒤집어 쓴채 발견된 겨울철새 뿔논병아리.↑8일 오후 태안 신두리 해변에서 기름을 뒤집어 쓴채 발견된 겨울철새 뿔논병아리.


지난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최대 철새 도래지가 파괴되는 등 환경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일 환경단체에 따르면 유출된 기름이 해안으로 밀려들면서 서산태안 해안지역의 겨울철새들이 기름에 덮여 죽어가는 등 해안 생태계도 급속히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자체적으로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8일 오후부터 기름에 절어 죽어 있는 철새들을 잇따라 발견하고 비상구조 활동에 나섰다.

이 단체 김신환 공동의장은 "산두리사구앞 해안에서 청둥오리가 기름을 뒤집어 쓴채 죽어 있었고 바로 옆에서 뿔논병아리 2마리가 기름에 덮여 움직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10일부터 전국 환경활동가와 회원의 참여속에 야생동물구조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녹색연합도 유막에 노출된 갯벌생물들이 만성적인 피해에 노출되면서 서해생태계 보고가 황폐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종합적인 생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기름유출의 직접적인 피해지역인 태안반도국립공원 중 신두리 사구지역은 문화재청지정 천연기념물이고 사구 배후 두웅습지는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 신두리 해상은 해양수산부 지역 해양생태계 보전지역이다.


또 서산태안 해안지역에서는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와 노랑부리백로를 비롯해 바다비오리, 청둥오리, 백로, 왜가리 등 겨울철새들이 머무는 동북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역이기도 하다.

녹색연합은 "해상기름 유출사고는 특성상 피해범위와 대상이 급격히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회복기간도 길어 피해 정도는 엄청나게 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갯벌 속에서 살아가는 조개류와 갯지렁이류까지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해안생태계 보호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기름띠 확산 방지에도 일손이 달려 해안환경 피해대책 수립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상 생태계 보전 업무는 해수부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어 우리 쪽에서 피해액 추계조차 내지 못한다. 향후 해수부와 협력해 생태계 피해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은 "피해지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게 급선무이겠지만 피해대책 수립 과정에서 생태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부당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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