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반도 일대 '재난사태' 선포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7.12.08 20:42
글자크기

만리포 등 해수욕장까지 기름띠 퍼져

바지선과 유조선의 충돌로 1만여톤의 원유가 유출, 해안을 검게 물들인 충남 태안군 일대가 8일 '재난사태' 지구로 선포됐다.

이번에 재난사태지구로 선포된 지역은 충남 태안군, 서산시, 보령시, 서천군, 홍성군, 당진군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만리포 등대에서 천리포 해수욕장까지 기름띠가 넓게 덮쳤으며 근소만 입구에서 학암포, 신진도 근처 해안에까지 기름이 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출된 원유로 발생한 검은 기름막은 오후 6시 현재 북쪽으로는 가로림만 방파제 바로 아래인 민어포 부근까지 확산된 상태며, 남쪽으로는 신진도를 거쳐 태안해안국립공원 근처까지 미치고 있다.

↑ 8일 오후 6시 사고지역 기름막 확산 현황 ⓒ 해양수산부↑ 8일 오후 6시 사고지역 기름막 확산 현황 ⓒ 해양수산부


사고 지점 8마일(약9.6~12km)에 걸쳐 기름막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름들은 지금도 조류를 따라 북동·남서쪽으로 각각 확산되고 있다.



해군·해경 함정 47척과 방제선 43척 등 90여척의 배와 헬기 등 항공기 5대가 방제작업을 위해 서해안에 출동했다. 현재 사고 인근 해역에 걸쳐 약12km의 오일펜스가 설치됐지만 기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7시경 예인선 두 대가 3000톤급 삼성물산 소속 바지선인 '삼성1호'를 끌고 가던 중 선박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졌고, 삼성1호가 근처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고 있던 14만7000톤급 홍콩 유조선 '헤베이 스피리트'호에 부딪혀 발생했다.

해수부는 사고 당일 브리핑에서 "1만810톤의 기름이 유조선에서 새나왔으며 더 이상의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발생 13시간이 될 때까지 기름은 계속 새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인근 어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기름흡수막 등 장비도 제때 전달되지 못해 피해가 더욱 확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수부는 어장·양식장 등 환경민감해역 근처에서는 기름을 녹여 없애는 유처리제의 사용을 억제토록 했다. 8일 오후 8시 현재 육상·해상 방제작업은 일시 중지된 상태며 9일 오전3시 만조 때에 맞춰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현재 사고 해역 일대의 파고는 7일보다 다소 잦아든 1~1.5m지만 바람은 초속 8~10m 정도로 여전히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시정도 2마일 안팎으로 흐려, 방제작업 진척이 순탄치 않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