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두자릿수 눈앞 "어떡할까"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7.12.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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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고금리시대 재테크

은행의 금리상승폭이 예사롭지 않다. 수신금리는 물론 대출금리를 앞다투어 올리면서 수신금리의 경우 6%대에 진입했고 대출금리는 고정금리의 경우 9%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은 최근 주식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 주식 및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들의 자금 이탈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은 자금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수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신금리를 앞다투어 인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는 더 높고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은행에서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한계를 느끼면서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높은 양도성예금증서(CD) 및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CD금리가 급상승하면서 변동 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고정금리대출 9%대 진입

변동금리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CD금리의 경우 지난해 말 4.86%를 기록한 후 횡보를 하면서 4월에 들어 5%대로 접어들었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11월 들어 빠르게 상승하면서 11월 12일 5.36%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16일 동안 매일 상승, 12월5일 현재 5.66%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금리 두자릿수 눈앞 "어떡할까"


국민은행 (0원 %)의 3개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지난해 말 6.91%였으나 11월 말에는 7.75%로 0.84%포인트 크게 상승했다. CD금리 상승률보다 높다 현재 CD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년 말에는 8%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상승은 변동금리 대출뿐만이 아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9%대에 진입했다. 최고 기준금리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3년 고정금리 대출상품인 ‘아파트 파워론Ⅲ’는 지난해 말 7.62%에서 1.44%포인트 올라 현재 9.06%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민은행 3년 고정금리는 지난해 말 7.17%에서 현재 8.45%로 1.28%포인트 올랐으며 신한은행 ‘장기모기지론’은 7.23%에서 8.87%로 1.6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과 최근 우리은행에서 고정금리로 3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할 때 지난해 말 대출받은 사람과 현재 대출받은 사람의 대출이자 갭은 85만원에 달한다.

이는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결정 근거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3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5일 현재 연 6.65%로 지난해 말(5.15%)보다 1.5%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CD금리가 4.86%에서 5.66%로 0.80%포인트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채 금리가 2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내년초 회사채 만기 몰려… 기준금리 높아질 가능성 커

금융계에서는 이러한 대출 금리상승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권에서 자금압박에 몰리면서 CD 및 회사채 발행을 지속적으로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연구소는 최근 ‘2008년 은행경영 10대 이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내년 은행의 대출성장 속도와 자본으로의 자금이동 속도는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출 재원에 대한 예금부족 현상은 여전히 존재해 CD 및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요인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 은행채 만기 도래가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고정금리 대출 기준금리가 더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는 49조5000억원으로 올 상반기보다 15조원 이상 많다. 특히 내년 1월에 10조9000억여원이 집중돼 있다. 결국 은행채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고정금리부 주택대출의 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기가 집중되면 채권 발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인해 은행 예금이 일시적으로 소폭 증가하고는 있지만 대출금리의 상승세는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경제연구소 등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금리상승에 따른 피해자는 물론 기존 대출자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부채는 6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200조원에 달하고 있는데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상승의 충격은 바로 가계에 커다란 타격을 주게 된다.

국민은행에서 변동금리로 3억원을 대출받았을 경우 지난해 말에는 170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면 됐지만 지난 11월에는 1년 전보다 20만원 정도 높은 190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한다. 기준금리인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출금리 두자릿수 눈앞 "어떡할까"
◆변동금리→고정금리 갈아타기도 어려워

그러나 변동금리의 상승과 함께 고정금리 대출도 오르고 있어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도 여의치 않다. 또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꿀 경우 일정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대출을 해지하면 대출 상환금액의 약 1~3%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물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총 대출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300만원에서 많게는 900만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대출을 새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설정비 및 감정비 등 새로운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김지형 한국씨티은행 광화문지점장은 “3년 전에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검토해 볼만 하다”며 “그러나 이후에 집행된 대출이라면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을 고려할때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점장은 “현 시점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가 상승세이기 때문에 고정금리가 높더라도 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향후 금리가 하향세로 전환되면 그때 가서 일정부문 수수료를 지불하고 변동금리로 바꾸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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