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의 힘, 그리고 시기와 질투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7.12.07 08:57
글자크기

[미래에셋 리스크론 다시보기-中] 反미래에셋 연합

편집자주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단기간에 국내 자본시장의 기린아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놀라운 성장을 놓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란 찬사도 있지만 "자칫 시장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미래에셋에 대한 논란과 오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재구성·분석해 투자자에 판단잣대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물론 최종 판단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미래에셋의 과감한 시장전략, '선택과 집중'에 따른 성장은 다른 회사에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편으론 부러워하고 다른 한편으론 흠집 내려는 이중성이 나타나고 있다."(한 증권사 임원)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삼성그룹처럼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제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 '동물적인 감각'으로 성공해 왔지만 계속 그럴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한 자산운용사 대표)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횡포'에 대해 말들이 많다. 고속성장한 끝에 갖게된 시장지배력에 대한 목소리다. 하지만 이같은 견제가 실은 '시기와 질투'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나치게 '잘 나가는' 미래에셋을 공연히 트집잡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의 힘, 시장선점전략=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셋의 전략과 성과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취재 요청에 "최대 고객사인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이해해 달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밉보일 경우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종목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를 발굴할 경우 자신의 소속사가 아닌 미래에셋의 펀드매니저에 먼저 '상납'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털어 놓았다. "그런 기여를 통해 점수를 얻고 미래에셋과 공존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가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는 말도 들려줬다.

미래에셋은 탁월한 시장전략을 통해 '절대권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전자와 비슷하게 '시장 선점→수익 극대화→'명가(名家) 이미지' 구축→신시장 진출'이란 선순환 전략을 적극 펼쳐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미래에셋은 특히 '선택과 집중'이란 효과적인 전술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며 "펀드시장의 최강자로 자리잡은 미래에셋에 맞설 경우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경험칙'을 정립시켰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공격(적극적인 매수전략)과 방어(하락기 수익률 유지전략)'를 시의적절하게 진행하고 있고, "지금까지 미래에셋의 시장 전망과 전략은 단연 최상의 결과를 얻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反) 미래에셋', 건전한 비판인가 질투인가=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미래에셋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또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셋은 '가격(주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은 낮은 가격에서 주식을 사서 올해 아주 손쉽게 고점 매도에 성공했는데, 그 통로가 미래에셋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가격에 대한 통제력을 전제로 하는데, 계속 그같은 결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반미래에셋 연합'이 형성된 이유도 이같은 미래에셋의 '나홀로 독주'가 낳은 결과라는 데 상당수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최근 미래에셋이 보유한 주요 종목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다른 쪽에서 반발매도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발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더이상 추격매수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발빠르게 이동하는 전략은 상승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낳았다"며 "이는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취해진 당연한 전략이고, 방향이 맞았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는 것과 묻지마 추종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경우에서 나타나듯 국내에선 1등을 폄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미래에셋이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마찰음과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자본시장논리에 따른 성공에 대해 정서적 비판을 개입시키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