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6일(15:0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을 지켜보며 상대적으로 느긋한 12월을 보내고 있다.
연초부터 발행을 늘렸고 하반기 들어서면서 발행 규모를 확대해 금리 급등의 위험을 피했다.
산은이 채권시장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산은은 올 하반기 채권금리 상승의 시그널을 한은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던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시중은행들이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확대했고 만기가 1년인 은행채의 경우 올해 말에 집중되기 때문에산은은 연초부터 산금채 발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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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등에 따르면 산은은 올 1월에 2조2130억원, 2월 9190억원을 순발행했다.
산은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용경색의 파장이 장기간 지속되고 콜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가 하반기 이후에는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은 7월부터 10월까지 최소 2조4000억원에서 최대 3조1690억원까지 발행했고 특히 8월과 9월에는 1조1310억원과 1조3590억원을 순발행했다. 반면 10월 산은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이 5조4330억원 가량 순발행할 때 산은은 2810억원 순상환했다.
장 팀장은 "8월 금통위 2개월 연속 콜인상 및 서브프라임 이후 조기 발행 방침을 정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죄겠다는 정책으로 나온 이상 채권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이어 "결과적으로보면 금리가 오르고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에서 선발행을 통해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만기 구조도 장기화 시켰다. 지난해 47.4%였던 1년 이하 산금채 비중을 올해에는 33%로 14.4%포인트 가량 줄이고 대신 1년~3년만기 비중을 57.8%로 확대했다. 또 1%에 불과했던 5년만기 채권은 3.8%, 만기 5년 초과채권도 5.5%로 늘렸다.
특히 8~9월부터 1년 초과 장기물 발행을 확대했다. 대신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른 10월 이후에는 만기 2년 이하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5년 이상 채권은 대부분 구조화채권으로 발행금액은 1조6700억으로 집계됐다.
장 팀장은 "1년 초과 장기물 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도 만기 차환 부담이 줄게 된다"며 "금리가 낮을 때 발행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신 BIS 협약의 효과도 톡톡히 봤다. 산금채의 위험가중치가 '0'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국고채와 통안증권과 같은 신용등급 선상에서 평가된다. 신 BIS에서는 산금채와 중금채의 위험가중치가 '0'이다.
산금채의 매력이 재평가되면서 시중은행채와의 스프레드가 하반기들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 3~4bp 수준이던 3년만기 은행채 AAA와 산금채간의 스프레드는 하반기들어서는 6bp로 벌어졌고 10월에는 9bp, 11월에는 12bp 수준까지 확대됐다.
산은 관계자는 "내년 1월1일부터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채권을 거래할 때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통합계좌(Omnibus Account)를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원화채권 투자가 쉬워진다"며 "산금채를 해외 시장에 직접 판매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