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편한 産銀 '산금채 발행 알차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07.12.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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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행 완료, 장기물 발행 확대..신 BIS 효과도 톡톡

이 기사는 12월06일(15:0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을 지켜보며 상대적으로 느긋한 12월을 보내고 있다.



예년 12월에 발행한도 가운데 1조원 가량을 유지해온 것과는 달리 올해는 11월말에 산금채 발행을 사실상 마감했다. 올해 발행성과도 알차다는 평가다.

연초부터 발행을 늘렸고 하반기 들어서면서 발행 규모를 확대해 금리 급등의 위험을 피했다.



산업은행 시장조달팀 장훈 팀장은 6일 "일반적으로 12월에는 1조원 가량 발행 한도를 남겨두지만 올해는 신용경색과 시중은행의 자금 부족 등을 감안해 하반기부터 발행 속도를 높였다"며 "11월말로 산금채 발행을 조기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채권시장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산은은 올 하반기 채권금리 상승의 시그널을 한은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던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시중은행들이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확대했고 만기가 1년인 은행채의 경우 올해 말에 집중되기 때문에산은은 연초부터 산금채 발행을 늘렸다.


코스콤 등에 따르면 산은은 올 1월에 2조2130억원, 2월 9190억원을 순발행했다.
12월이 편한 産銀 '산금채 발행 알차다'


산은은 8월과 9월에 산금채 발행 계획에 승부수를 띄웠다. 콜금리 연속 인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이후 금리가 오른다에 무게를 두고 서두른 것이다.

산은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용경색의 파장이 장기간 지속되고 콜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가 하반기 이후에는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은 7월부터 10월까지 최소 2조4000억원에서 최대 3조1690억원까지 발행했고 특히 8월과 9월에는 1조1310억원과 1조3590억원을 순발행했다. 반면 10월 산은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이 5조4330억원 가량 순발행할 때 산은은 2810억원 순상환했다.

장 팀장은 "8월 금통위 2개월 연속 콜인상 및 서브프라임 이후 조기 발행 방침을 정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죄겠다는 정책으로 나온 이상 채권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이어 "결과적으로보면 금리가 오르고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에서 선발행을 통해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만기 구조도 장기화 시켰다. 지난해 47.4%였던 1년 이하 산금채 비중을 올해에는 33%로 14.4%포인트 가량 줄이고 대신 1년~3년만기 비중을 57.8%로 확대했다. 또 1%에 불과했던 5년만기 채권은 3.8%, 만기 5년 초과채권도 5.5%로 늘렸다.

특히 8~9월부터 1년 초과 장기물 발행을 확대했다. 대신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른 10월 이후에는 만기 2년 이하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5년 이상 채권은 대부분 구조화채권으로 발행금액은 1조6700억으로 집계됐다.

장 팀장은 "1년 초과 장기물 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도 만기 차환 부담이 줄게 된다"며 "금리가 낮을 때 발행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신 BIS 협약의 효과도 톡톡히 봤다. 산금채의 위험가중치가 '0'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국고채와 통안증권과 같은 신용등급 선상에서 평가된다. 신 BIS에서는 산금채와 중금채의 위험가중치가 '0'이다.

산금채의 매력이 재평가되면서 시중은행채와의 스프레드가 하반기들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 3~4bp 수준이던 3년만기 은행채 AAA와 산금채간의 스프레드는 하반기들어서는 6bp로 벌어졌고 10월에는 9bp, 11월에는 12bp 수준까지 확대됐다.
12월이 편한 産銀 '산금채 발행 알차다'
한편 산은은 내년에는 산금채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직접판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미 올해말까지 1700억원의 산금채를 홍콩에 있는 투자자에게 팔게 된다.

산은 관계자는 "내년 1월1일부터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채권을 거래할 때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통합계좌(Omnibus Account)를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원화채권 투자가 쉬워진다"며 "산금채를 해외 시장에 직접 판매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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