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마니아, 관절통증 있지만 손상은 적어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2007.12.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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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마니아들은 대부분 관절통증을 느끼나, 실제 관절염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오히려 일반인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절전문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소장 정광암)에 따르면 운동 마니아들에 대한 조사결과, 운동중이나 운동 후 관절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는 사람은 전체의 93.6%였으나, 실제 검사결과 관절염으로 진단된 사람은 7.7%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 일반인의 퇴행성 관절염 진단율 약 1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정광암 소장은 “최근 운동으로 인해 연골 손상을 입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검사 결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연골이 손상된 운동 마니아는 많지 않았다”며 “결국 운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준비나 기술 부족으로 부상을 당하거나 무리하는 것이 관절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5년이상 매주 3회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해온 40~50대 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관절 통증과 연골 손상정도를 확인하는 CTX 검사, X-ray 검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3.6%가 운동 중이나 운동 후 관절이 아픈 적이 있다고 답해 대부분의 운동 마니아들이 관절에 이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번 운동하면 3~5번 통증이 있다는 사람이 39.7%로 가장 많았고, 1~2번이 38.5%, 6~8번이 6.4%, 9~10번 아프다는 사람도 9%나 됐다. 운동 종목별로는 테니스, 등산, 축구, 자전거 순으로 통증을 느끼는 횟수가 잦았으나 수치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평소 통증여부에 대해서는 76.8%가 평소에도 관절이 아프다고 답했다. 평소에는 가끔 통증을 느낀다는 사람이 53.8%로 가장 많았으며, 자주 아프다와 수시로 아프다가 각각 11.5%였다.

운동 종목별로는 자전거 마니아중 평소 통증이 없다는 사람이 47.4%로 가장 많았으며, 테니스 마니아는 4.5%만이 평소 통증이 없다고 답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자전거 타기는 무릎 관절염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는 등산 마니아의 26.3%, 축구 마니아의 16.7%가 평소에는 통증이 없다고 답했다.


통증부위에 대해서는 운동 종목과 관계 없이 무릎이 가장 많았는데, 등산 마니아 중 무릎이 아픈 비율이 63%로 가장 높았다.

무릎을 제외한 다른 부위의 통증 정도는 운동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등산은 무릎(63%), 발목(11.1%), 허리(11.1%), 어깨(9.3%) 순이었고 △테니스는 무릎(40%), 어깨(12.5%), 발목(10%), 팔꿈치(10%), 허리(10%) △축구는 무릎(42.3%), 발목(26.9%), 허리(15.4%), 어깨(11.5%) △자전거는 무릎(60%), 손목(16%), 허리(12%), 어깨(4%) 순이었다.



통증을 느낀 후 병원에서 관절염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42.3%였으며, 나머지 57.7%는 병원을 찾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소장은 “초기 관절염의 경우 X-ray로는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MRI를 찍거나 관절 내시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조사에서 도입한 ‘CTX 검사’는 혈액, 소변 내 특정 단백질 수치를 통해 연골 손상 정도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어, 관절염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CTX (C-telopeptide of type II collagen) 검사란?=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연골 마모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관절염 환자의 연골이 마모되면 방출되는 특정 단백질의 수치를 지표로 삼는다. 덴마크 Erasmus Medical Center의 Rejiman 박사 팀은 관절염 조기 진단을 위해 CTX 검사를 실시, 수치가 높으면 무릎에서는 6배, 고관절에서는 8배 이상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관찰한 바 있다(2004년, Arthritis & Rheuma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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