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의 의문사와 사생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2.0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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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세 토비아스, 저택서 익사… '재산 노린 부인이 살해' 의혹

↑토비아스가 생전에 CNBC에 출연했을 당시의 화면을 보도한 뉴욕타임즈의 사진.↑토비아스가 생전에 CNBC에 출연했을 당시의 화면을 보도한 뉴욕타임즈의 사진.


지난 9월 미국 투자자들에게 낯익은 얼굴은 헤지펀드 매니저 세쓰 토비아스(44)가 자신의 저택 수영장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자연사로 결론지어졌던 이 사건이 최근 그가 재산을 노린 부인에 의해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신 귀족층'으로 부상한 헤지펀드 매니저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월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토비아스는 지난 9월4일 플로리다 주피터시에 있는 자신의 저택 수영장에서 익사채로 발견됐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으로 월가에 들어온 그는 1996년 자본금 400만달러로 '서클T'라는 헤지펀드를 차렸다. 그의 펀드는 3억달러로 늘어났다.
4일(현지시간) 이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토비아스의 펀드는 현재 청산과정에 있으며 고객들은 손실을 보지는 않은 상태이다.



토비아스는 연간 수억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는 초특급 펀드매니저는 아니고 연수입 수백만달러 정도의 고만고만한 매니저였지만 그정도로도 그의 생활은 충분히 화려했다.

그는 맨해튼의 사무실과 플로리다의 두 저택 사이를 비행기를 타고 오가며 생활했다. 낮에는 경마장에서, 밤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사교클럽에서 인생을 즐겼다. 두 채의 집 가운데 한채 얼 모기지로만 한달에 3만5000달러를 내왔다.
특히 화려한 언변으로 CNBC의 유명한 금융토크쇼 '쿠들로&컴퍼니'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2005년 서클T가 5.3%의 손실을 내면서 펀드매니저로서의 지위는 물론 가정생활도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 필로미나 토비아스와는 결혼 1주년을 앞두고 이혼수속까지 밟았다. 나중에 화해하긴 했지만 계속 가정 불화가 지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도박과 마약에도 손을 대고 창녀들과 무분별한 섹스파티를 즐겨왔다고 필로미나는 경찰에서 증언했다. 사망 당일에도 친구들과 코카인을 흡입하고, 클럽에서 술을 마신뒤 플로리다의 게이바에서 만난 창녀와 밀회를 즐겼다고 필로미나는 주장했다.

익사 사실을 처음 경찰에 신고한 필로미나는 평소 그가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경찰조사도 심장발작에 따른 익사쪽으로 기울어져갔다.
하지만 수주일후 포비아스의 형제인 애쉬 토비아스가 그녀를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사건이 복잡해졌다.


애쉬를 비롯한 그의 네 형제들은 필로미나가 토비아스에게 코카인을 과다흡입하게 함으로써 물손에서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애쉬에게 전화로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녀가 2500만달러에 이르는 토비아스의 저택을 노리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건 당일 수영장에서 토비아스의 안경과 술잔이 발견됐으며, 사건직후 그녀가 수영장을 메워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도 의심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필로미나와 그녀의 변호사들은 타살 의혹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마담 애쉬'로 불리는 애쉬 역시 할리우드의 창녀 하이디 플라이스와 연계해 매춘업에 종사하는 등 복잡한 경력의 소유자인 탓에 사건의 결말을 예측하기는 힘든 상태이다.



사건의 결말과 상관없이 한 젊은 헤지펀드 매니저의 돌연사와 그의 재산을 둘러싼 의혹들, 이로 인해 드러난 그의 사생활은 월가가 만들어내고 있는 신귀족층의 부정적인 프로파일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때 자신이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토비아스를 데리고 있었고 지금은 CNBC의 코믹 주식프로그램 '매드 머니'를 진행하고 있는 짐 크래머는 "왜 이 사건을 'CSI 마이애미'에서 아직까지 다루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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