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금리 급등, LTCM 이후 최고

김유림 기자 2007.12.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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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연말 자금대란 우려

런던 우량 은행끼리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리보(Libor) 금리가 치솟으면서 연말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에다 연말에 자금 수요가 몰리는 '연말 효과'가 겹치면서 리보금리가 9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 3일(현지시간) 리보 1개월물은 하루만에 61bp 급등한 6.71%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2월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 이후 최고치이다.



이에 비해 리보 3개월물은 5.14%에 거래됐다. 통상 벤치마크로 쓰이는 3개월물보다 1개월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은 한달 남은 올 연말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리보금리가 급등한 것은 신용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미국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고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은행들은 서브프라임으로 인해 은행들끼리 서로 자금을 빌려주기를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행들이 런던에 몰려가 자금을 조달하면서 리보금리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연말로 갈수록 은행들이 재무제표를 정비하기 위해 자금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신용여건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리보금리 급등은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과 기업들이 리보에 가산금리를 더해 외화를 빌려오는 만큼 리보금리 상승은 신규 외화차입 비용 상승과 기존 외채에 대한 이자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해외차입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증권사에 예금을 뺏기면서 자금 부족 상황에 몰린 국내 은행들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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