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메모' 보도에 BBK 공방전 가열

송기용 최석환 오상헌 기자 2007.12.04 18:37
글자크기

시사IN, '검찰, 김경준씨에 형량거래 제안 의혹' 보도

17대 대선 판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검찰의 BBK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때마침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유리한 진술을 조건으로 형량거래를 제안했다는 김경준 전 BBK대표의 메모 내용이 보도되면서 공방이 더욱 가열됐다.

◇범여권, BBK 불꽃 막판 지피기 = 범여권은 4일 김경준씨의 메모와 관련, "경악",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검찰과 이 후보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김경준씨의 메모가 사실이라면 검찰수사를 신뢰할수 없게 만드는 중대사건으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이 후보를 위해 짜맞추기 수사를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경준씨 얘기처럼 이 후보에게 유리한 증언을 강요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경고한 뒤 "이런 수사결과는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으며 특검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검찰이 정치적 고려 속에 BBK 수사를 진행했고, 내일 발표될 검찰의 수사결과가 이 후보에 면죄부를 주려는 다분히 정치적 계산 위에서 각색되고 꾸며진 것이라는 의혹을 갖게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BBK 수사결과 발표가 이곳 민심에 미칠 효과를 극대화하려듯 이명박 후보를 맹공격했다. 정 후보는 광주공원 광장 유세에서 "5일 검찰 중간수사 발표로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이 낱낱이 밝혀지면 거짓말쟁이 후보의 대세론이 허물어질 것"이라며 "민주 평화 진보 세력이 단일화를 통해 역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 막판 정치공작 의심간다 = 한나라당은 이같은 공세를 '정치공작'으로 평가절하하며 반격에 나섰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믿을 수 없는 범죄자의 일방적 주장을 가감없이 보도한 시사IN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특히 검찰 수사발표를 앞두고 잡지사가 정기 발행 지면이 아닌 회사 사이트에 서둘러 기사를 내보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사기꾼 김경준과 그의 가족, 신당, 특정 언론이 합작한 정치공작이 아닌지 강한 의혹을 갖고 있다"며 "검찰 수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김경준과 그 배후세력의 공작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막판 총공세를 펴고 있는 신당을 향해서도 "사기꾼과 한 통속이 돼 검찰을 협박하는 작태를 즉각 멈추라"며 "모레부터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정치공작의 실체를 하나씩 밝히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틀째 수도권 유세를 돌고 있는 이명박 후보도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과 부평유세에서 "지난 1년간 별별일에 다 시달려왔지만 이제 내일이면 모든 것이 다 판명이 난다. 내일의 발표를 기다려보겠다"며 "(검찰은)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법에 의해 말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 어떤 특정한 세력의 영향을 받아서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사IN 김경준 '메모' 보도 =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이날 김경준씨가 검찰 수사를 받던 과정인 11월23일 검찰청 조사실에서 장모(이보라씨의 어머니)에게 써준 메모지를 단독 입수했다고 밝혔다. 시사IN은 이 메모지에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김씨의 형량을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서툰 한글로 쓰여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시사IN이 보도한 메모지 내용. "지금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명박을 소환 안 하려고 해요.그런데 저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주겠대요. 그렇지 않으면 7~10년. 그리고 지금 누나랑 보라에게 계속 고소가 들어와요. 그런데 그것도 다 없애고.저 다스와는 무혐의로 처리해준대. 그리고 아무 추가 혐의는 안 받는데. 미국 민사소송에 문제없게 해주겠대"
(시사IN 기사 바로가기)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