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그룹 "술 외 사업도 관심"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7.12.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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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외 동남아 등 해외진출도 장기적으로 검토

하이트·진로 그룹 "술 외 사업도 관심"


"중국과 일본외 동남아시아 등 해외진출은 우리의 숙제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도 다녀왔는데, 아직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도 다양하게 M&A를 비롯해 여러 가능성에 대해 노크를 많이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술뿐만 아니라 술 이외 사업도 보고 있다."

31년간 경제기자생활을 하다 지난 8월 하이트-진로그룹으로 영입돼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된 이장규(57)부회장이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년 오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부회장은 “일본 출장을 갔는데 유명주류회사인 기린의 계열사가 총 291개가 되는 걸 보고 놀랐다”며 “기린은 주류 외에도 음료, 제약, 건강식품, 물류, 외식업 등을 다양하게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술만 팔아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도 장기적으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진로재팬 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그는 밝혔다. 이부회장은 “두산도 일본에서 잘하고 있지만, 우리는 물량보다는 수익을 탄탄하게 하는 전략을 밀고 나갈 것”이라며 “일본 내 한국 브랜드 가치는 삼성전자보다 진로가 더 높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그룹에서의 역할과 관련해 이부회장은 회장실 직속기구인 경영기획실, 해외사업부, 기업문화실 등 3개 조직을 관장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책임을 진다기보다는 하이트맥주 (9,150원 0.00%), 진로, 하이스코트 등 각 계열사 대표이사가 챙기지 못하는 그룹 전체 틈새 업무를 살피고 전체적으로는 회장을 보좌하고 코디네이터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그룹에 영입된 계기에 대해 그는 "하이트에 오기 전 박문덕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며 "막내가 취직해 이제 스스로 자유인이 됐다는 생각으로 중앙일보를 그만뒀는데, 엉뚱하게 술 회사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주류회사가 이렇게 보수적인 줄 몰랐는데 지방의 공장들을 직접 다녀보니 사람이 먹는 걸 만드는 회사가 어느 정도의 규율은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지금 여직원 수가 너무 적은 데 앞으로는 늘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부회장은 “증권가 사설정보지에 내가 보도자료를 일일이 빨간 펜으로 손 본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보도자료에 빨간 펜을 댄 적이 딱 한번 있다”며 “빨간 펜도 들려고 든 게 아니라 들고 보니 빨간 펜이더라”며 웃었다.

내년 상장될 진로의 공모가에 대해 회사가 최저 산정가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이부회장은 하이트에 오기 전, 출근 시간을 물어보고 한때 심각하게 이직 자체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회장 출근시간이 오전 7시10분, 사장들이 6시50분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알고 보니 사장들은 전국 지점장들과 7시부터 화상회의를 한다고 하더라. 그래야 8시부터 전국 각 지점별로 다시 회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8시에 출근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집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여 7시50분 정도로 출근시간을 좀 앞당겼다.” 그는 또 “술 좀 마신다는 언론사 편집국보다 술 회사의 회식자리 강도가 훨씬 더 세더라”고 귀띔했다.

이부회장은 “경제기자를 31년 동안 했는데, 우리나라에 아직 경제기자 매뉴얼이 하나 없다”며 “앞으로 ‘경제기자론’이라는 책을 쓰고 싶어 틈틈이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76년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해 경제부장, 편집국장, 경제전문 대기자, 중앙일보시사미디어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5년부터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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