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오늘은 '단일화 데이(day)'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오상헌 기자 2007.12.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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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몽준,이회창+심대평,정동영+문국현 단일화, 지지선언 줄이어

대선을 불과 16일 앞둔 12월3일. 이날의 화제는 단연 '단일화'였다. 여의도 정가에선 '단일화 데이'란 말도 나왔다.

단일화 이슈의 주도권은 보수 진영에서 잡았다. 한나라당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입당과 지지를 이끌어 냈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단일화를 일궜다.

1997년 DJP 연합이나 2002년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에 밀렸던 데 대한 보수의 '반격' 성격이 짙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 범여권은 위기감이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겉으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지만 감동 등을 더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들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MB(이명박)과 MJ(정몽준)의 만남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그간 외연 확대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심대평 후보와 국민중심당은 물론 정 의원과 민주당에까지 구애를 펴왔던 게 사실.

특히 정 의원의 경우 과거 '현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최소한 '적'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도 무소속의 한계를 벗어나 안착할 터전과 향후 미래를 꿈 꿀 기회가 필요했던 상태.

둘 사이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는 게 정 의원의 전격 입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이날 "지금은 정권교체가 필요한 시기다. 이명박 후보가 전환기 대한민국을 이끌 선장으로서 여러 후보 중 가장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 후보도 이에대해 "정 의원이 우리 당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저는 아주 큰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은 쌍수를 들고 깊이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정 의원은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위촉돼 지원 유세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昌+沈, "12번+5번=17대 대통령"

정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그 순간 이회창 후보와 심대평 후보는 이회창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하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발표는 전격적이었다. 지난주부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심대평 후보간 단일화 얘기가 계속 흘러나왔던 터여서 더욱 그랬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등 양쪽으로부터 구애를 받던 심 후보가 막판에 이회창 후보를 택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정설.

특히 이면에는 한나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신뢰가 깨진 게 중요한 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하튼 단기필마로 대선 나선 이회창 후보로선 든든한 우군을 얻은 셈. 두

후보는 "국민의 높은 뜻을 받들어 일체의 작은 명분과 이해를 버리고 국민 최우선의 참정치 세력 대결집의 시발점이 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5번(심 후보 기호)과 12번(이회창 후보 기호) 합치면 17번이 된다. 17대 대통령이 된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템포 늦은 범여권, 文 이제 고민

BBK 검찰 수사 발표를 앞두고 BBK 공방을 이어가는 한편 강금실 전 법무장관지지 선언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던 신당의 계획은 어긋났다.

오히려 문 후보가 일정을 취소하고 단일화 고민에 들어가면서 '단일화 이슈'에 말리는 꼴이 됐다. 이를 두고 후보 사퇴설까지 나돌았지만 문 후보측은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일단 승부수를 던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패 세력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론을 넘어설 명분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또 정면 돌파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갑수 대변인은 "동대문운동장에서 경기하지 말고 잠실 야구장에 진격해 들어가 한판 겨뤄보자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정동영 후보도 "형식과 내용에 일체 구애됨 없이 백지상태에서 단일화 논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화답했다.

이와관련 양측간 협의를 통한 단일화보다 시민사회세력이 완충 역할을 하는 방식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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