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현대그룹 계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점이 첫째다. 현대건설 공채 출신인 이 후보는 현대건설 회장과 계열사 CEO를 두루 지냈다.
현대 창업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인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회장을 거쳐 현재는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각각 전문 경영인과 재벌 2세라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현대'로 맺어진 연은 각별하다.
재산 신고액을 보면 기업가 출신답다. 지난 해 말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정 의원의 재산총액은 9974억5059만원이다. 국회의원 중 최고 부자다. 이 후보 역시 지난달 25일 대선 후보 등록시 공개한 재산이 무려 335억원에 달했다.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액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대권 도전사를 썼다. 2002년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당시 국민통합21을 창당한 정 의원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로의 단일화로 대권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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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간 이 후보와 정 의원은 매끄럽지만은 못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형준 대변인이 이날 정 의원의 지지 회견에 앞서 "두 분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서 두 시간에 걸쳐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할 정도다.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후보의 정계 입문 후 행보 때문이었다는 게 정·재계의 풍문이다. 고 정 명예회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1991년 국민당을 창당했을 무렵 이 후보는 경쟁 후보였던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를 도와 현대가(家)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러나 과거사의 미묘한 앙금을 털고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 후보와 조찬 회동한 데 이어 공식 지지 선언을 통해 이 후보와 다시 손을 맞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