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李·鄭, '현대'가 맺어준 인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2.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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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창업주 2세와 전문경영인...17대 대선 위해 '연대'

3일 연대를 선언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정몽준 의원의 공통점은 적잖다.

둘 다 현대그룹 계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점이 첫째다. 현대건설 공채 출신인 이 후보는 현대건설 회장과 계열사 CEO를 두루 지냈다.

현대 창업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인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회장을 거쳐 현재는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각각 전문 경영인과 재벌 2세라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현대'로 맺어진 연은 각별하다.



기업가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 내로라 하는 '부자정치인'으로 꼽히는 것도 닮은 꼴이다. 이 후보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자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 의원은 이 후보보다 앞선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 전국구 의원으로 첫 배지를 달았다.

재산 신고액을 보면 기업가 출신답다. 지난 해 말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정 의원의 재산총액은 9974억5059만원이다. 국회의원 중 최고 부자다. 이 후보 역시 지난달 25일 대선 후보 등록시 공개한 재산이 무려 335억원에 달했다.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액이다.



시차를 두고 대권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도 같다. 이 후보는 올 17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근 1년여 가까이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유력 대통령 후보다.

정 의원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대권 도전사를 썼다. 2002년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당시 국민통합21을 창당한 정 의원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로의 단일화로 대권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그간 이 후보와 정 의원은 매끄럽지만은 못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형준 대변인이 이날 정 의원의 지지 회견에 앞서 "두 분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서 두 시간에 걸쳐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할 정도다.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후보의 정계 입문 후 행보 때문이었다는 게 정·재계의 풍문이다. 고 정 명예회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1991년 국민당을 창당했을 무렵 이 후보는 경쟁 후보였던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를 도와 현대가(家)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러나 과거사의 미묘한 앙금을 털고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 후보와 조찬 회동한 데 이어 공식 지지 선언을 통해 이 후보와 다시 손을 맞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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