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내년 베트남서 벌크선 건조”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7.12.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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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톤급 벌크선...향후 신조 계속할 듯

현대중공업 (184,500원 ▼14,500 -7.29%) 그룹의 현대미포조선 (98,900원 ▼6,300 -5.99%)이 베트남에서 벌크선(곡물 등 원재료 운송선)을 건조한다.

선박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현지법인 현대비나신조선소를 신조 조선소로 전환해 내년 하반기에 첫 선박 생산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은 특히 중국에 조선소를 건립하는 것에 대해 기술유출이 될 것을 우려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왔었다.

현대중공업은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해서는 경쟁자의 위치에 있지 않다며 진출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나 “베트남 정부의 지속적인 권유로 신조 조선소로 전환하게 된다”며 “내년 하반기에 5만톤급 벌크선이 처음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비나조선소를 신조 조선소로 전환한다는 설이 꾸준히 나돌았지만 최고경영자가 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부회장은 “신조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말해 배를 건조하는 것은 무리가 없음을 시사했다.


현대비나신조선소는 30만평 부지에, 1350m에 호선접안용 안벽, 40만톤급 및 8만톤급 등 2개의 도크를 갖춘 동남아 최대 수준의 수리조선소이다.

특히 제2도크는 길이 380m, 폭 65m로 최대 40만DWT급 선박까지 건조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2도크 규모면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VLCC)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종을 건조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나신조선소는 지난해 수리조선으로만 1억3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사실 현대중공업은 “중국은 경쟁자의 위치에 있어, 기술유출이 우려된다”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의 중국 진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현대중공업은 또 지난 9월 기공식을 가진 전북 군산공장에 대해 “군산에 공장을 짓는 것은 선박 건조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내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국내 대형조선업체의 중국 진출에 대해 기술유출 시비를 계속 제기해왔다”며 “하지만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에서의 신조에 대해 선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중국 산둥성 롱청과 저장성 닝보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블록생산기지를, 대우조선해양은 산둥성 옌타이에 20만톤 규모의 블록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STX조선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종합조선단지를 건설 중이다.

한편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남북 합작 조선단지 건설에 대해 민 부회장은 “조선업은 부품 하나라도 잘못되면 안 된다”며 “북한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없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관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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