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양측의 합작은 시작부터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규모는 대림이 배 이상 컸지만 지분은 동일했다. 이러다 보니 임원수나 간부수는 양쪽 동수로 구성돼야 했고 대림 출신 직원들의 불만은 쌓여갔다.
이 명예회장은 2001년 여천 NCC 파업 때 자신이 노조와 직접 협상해 사태를 해결했을 때도 한화측에서 "이 명예회장과 대림 출신 노조위원장이 삼촌지간"이라고 비방했고 올해까지도 이같은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며 한화측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 명예회장이 최근 여천NCC의 등기이사로 복귀하자 '어른'으로서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 명예회장이 나서서 김승연 회장 과 만나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당위론도 나왔다.
그러나 이 명예회장이 '협상장'보다는 '법정'을 선택하면서 이같은 기대는 깨졌다. 양측의 극적인 화해가 없다면 매출 4조원에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국내 최대 나프타 생산업체인 여천NCC는 하나의 기업으로 존재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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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IMF의 사생아'였는지 모른다.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의 치열한 경쟁'이라는 상투적인 문구를 쓰지 않더라도 '생존'과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분투해야 할 시점에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양측이 안쓰럽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