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폭발물? 안전검사 시급

머니투데이 이구순 기자 2007.11.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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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도 원인 왜곡과 축소만 급급...소비자 불안감 확대

전국민의 80%가 매일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폰이 어느날 갑자기 폭발물로 돌변한다면?

지난 28일 충북 채석장에서 일하는 굴착기 기사 서모씨의 죽음은 우리나라 4100만명 휴대폰 사용자들 모두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서모씨의 자세한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결과가 나오면 밝혀지겠지만, 현재 추정으로는 휴대폰 배터리 폭발이 직접 사인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탓이다.

이번 사건으로 휴대폰 사용자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내 휴대폰은 안전해?'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불안감을 씻어줄 '휴대폰 안전성'에 대한 검토자료는 전무한 현실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휴대폰 위험성에 대한 정밀연구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슷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휴대폰 업체들은 대부분 사고원인을 축소하거나 다른 원인에 따른 피해라고 주장하며 발뺌하기 바쁘다.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 자체의 안정성 시험과 별도로 배터리까지 장착한 휴대폰이 화재나 폭발같은 상황에서 안전한지를 시험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휴대폰제조사 가운데 이같은 상황에서 휴대폰이 어느 정도 위험한지를 연구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배터리 자체가 고온에서 견디는지와 못이나 칼 등의 외부 위해로부터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 정도만 시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국내 한 소비자가 휴대폰 배터리 화재로 화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해당 휴대폰제조사는 사고 원인이나 휴대폰 상태, 사고당시 상황조사없이 해당 소비자에게 새 휴대폰을 지급하는 것으로 입막음을 했다. 그리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단순 액정교체 수리'로 보고하고 사건을 봉합시켰다.

이번에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휴대폰제조사 역시 그동안 수차례 휴대폰 발화사건 피해가 보고됐지만 "이런 사고는 전례가 없다"며 과거 사고의 전력을 숨기는데만 급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휴대폰 업체들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인증받은 정품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거나 휴대폰 배터리에 외부적인 충격을 가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일반적인 주의사항만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과연 소비자들이 이런 일반적인 주의사항만 지킨다고 휴대폰의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다. 이번 충북에서 일어난 사건은 해외의 유사 사례와 다르게 비정품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사람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온도 아니었는데 사망까지 한 사고다.



이를 놓고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6월 중국에서 발생한 휴대폰 폭발로 인한 사망사고는 휴대폰 파편으로 인해 심장손장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휴대폰 폭발 압력에 따른 신체조직 손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휴대폰 위험성을 다각도로 정밀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비정품 배터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따라서 배터리 자체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장착된 상태에서 휴대폰이 안전한지 시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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