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저가항공, 뜨기도 전에…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7.11.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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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 따라 2010년 5월 이후나 가능… 제주항공은 '국제선 취항' 꿈 이뤄

내년 5월부터 저가 항공으로 국제선을 띄우려던 대한항공 (22,650원 ▼100 -0.44%)의 ‘날개’가 꺾였다.

정부가 신생 저가항공사의 경우 국내선에서 2년, 2만편 이상, 무사망사고를 충족해야 국제선 운항 자격을 주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에어코리아’의 국제선 취항은 2010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해졌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가 이날 국제선 취항 지침을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은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6일 다음달 중 200억원을 출자, 에어코리아(Air Korea, 가칭)라는 별도의 저가항공사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어코리아는 내년 5월부터 중국·일본·동남아에 취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교부가 신규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기준에 따라 사실상 내년 5월 '에어코리아'의 국제선 취항은 무산됐다. 에어코리아는 일단 국내선으로 취항한 뒤 2010년 하반기에나 국제선 면허를 신청해야한다.

건교부는 특히 기존 항공사가 출자해 항공사를 설립하는 경우에는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신규 항공사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즉 에어코리아가 대한항공에서 출자했더라도 별개의 신생 저가항공사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국제선 취항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국제선 취항 기준은 안전성 여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정부가 안전성 확보를 할 수 있는 객관성 기준을 만들어, 국제선 면허를 내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가항공 시장을 점차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건강한 저가항공사의 진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내부에 별도의 사업부서를 만들어 저가항공을 운항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가 항공운항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입장을 밝힐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내년 6월 5일에 취항 2년째를 맞기 때문에, 국내 저가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 6월 국제선 부정기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내년 1/4분기에 2만km 운항을 달성할 것으로 보여, 내년 6월에 국제선 운항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운행 중인 Q400 기종 4대와 189석의 B737-800 기종 2대를 추가로 들여와, 국제선과 국내선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 국제선 운항을 위해 운항 승무원, 정비 인력을 추가로 100여명 채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내년에 국내 노선 1곳을 추가하고 일본, 중국 등 해외 노선 운항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잇는 제3의 민영항공사로 자리 잡는다는 복안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현재 국내에서 Q400기종 5대로 서울~제주, 부산~제주 등 2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오는 2013년까지 미 보잉의 B737-800 기종 15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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