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자산늘리기' 논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임동욱 기자 2007.12.03 17:02
글자크기

곳곳서 마찰음..경쟁구도탓 동정론도

국민은행의 공격적인 자산확대가 은행권에 '굉음'을 내고 있다. 대출 확대 과정에서 신규대출 중단 조치를 내리더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예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이라고 마냥 수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동정론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론이 함께 나온다.



◇'이슈메이커' 국민은행=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의 '이슈메이커'는 단연 국민은행이다. 지난달 14일에는 중소기업 신규대출 중단이라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렸다. 대상 고객이 자금지원이 필수인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국민은행의 이 조치는 감독당국의 중소기업 대출 자제 요청이 잇따른 가운데 단행됐다. 국민은행은 당시 가장 가파른 속도로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고 있었다. 하반기 들어 지난달 13일까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조7914억원 증가했다. 이는 우리은행 4조7280억원, 신한은행 3조3083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조달 쪽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한국은행의 지급준비금(시중은행의 예금 일부를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것) 적립 마감일이던 당시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8000억원을 조달해 지준 부족분을 메웠다. 조달과 운용 간에 예측치가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경쟁을 촉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은행은 자금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해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12월 들어 본점 승인금리 조정 등을 통해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상당히 공격적인 금리여서 우리 쪽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리딩뱅크의 초조감?=국민은행의 최근 공격적인 행보는 외형 면에서 2, 3위 은행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27조원. 이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13조원, 203조원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1, 2위간 자산격차는 10조원에 불과하다. 2005년말 34조원(1위 국민, 2위 신한)에서 크게 줄었다. 더욱이 국민은행의 자산은 지난해까지 2년 간은 정체상태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지난 3년은 자산을 확대하는 시기였어야 했다"며 "충당금은 이미 다 쌓았고 추가로 쌓은 것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점이 좋지 않다"=국민은행의 행보에 대해 동정론과 비판론이 함께 제기된다. 동정론은 국민은행이라고 마냥 외형 면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다른 은행들의 추격이 턱밑까지 온 상황에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얘기다.

덩치가 큰 만큼 시장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고, 국민은행의 가세로 팍팍하던 경쟁이 더 치열해졌을 뿐 국민은행 탓만 할 수는 없는 구도라는 것이다.

비판적인 쪽은 조달환경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무리하게 외형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외형 확대 과정에 기술적인 대응도 세련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하반기 외형 성장 면에서 보면 우리은행도 만만치 않은 행보를 보였지만 외관상 '마찰음'을 낸 쪽은 국민은행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자산 확대 과정에서 시장 조달 의존도가 다소 높았던 측면이 있는 것같다"며 "때마침 감독당국의 검사도 받고 있어 이래저래 시점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