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적정 인수가격 얼마?

더벨 현상경 기자 2007.11.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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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는 무리" ..경영권 프리미엄 불구 CATV 경쟁력 저하 등 복병

이 기사는 11월28일(13: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지역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 인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인수전은 오래전부터 시장에 알려진대로 골드만삭스로부터 씨앤앰 30.48% 지분을 취득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와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추진해왔다. 이들은 공동투자 형태인 이른바 클럽딜(Club Deal) 방식으로 씨앤앰 최대주주인 이민주 씨앤앰 회장측 지분 61.17%을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양측은 이달 10일께 인수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구체적인 매각가격 협상과 본계약작성 등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맥쿼리-MBK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종결과가 나오려면 내년초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딜에서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가격'이다.



씨앤앰 인수전은 올 8월 골드만삭스 보유지분 매각과정에서부터 거품논란에 휩싸인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씨앤앰 적정 인수가격 얼마?


시장에서는 이미 맥쿼리 등이 골드만삭스 뿐만 아니라 1대주주인 이민주 회장측 지분을 사겠다며 3조원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보유지분 30%가 무려 9억7000만달러(약 9100억원)에 팔렸다는 외신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골드만삭스가 받아낸 가격은 6억6500만달러(6250억원)에 그쳤다.

대개 유선방송사업자의 기업가치는 가입자 1인의 가격으로 추론하는 방식이 쓰이고 있다. 씨앤앰의 경우 올 3월 기준 전체가입자수는 203만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40만명에 이른다. 국내 케이블TV 업계의 평균 가입자당 시장 가격은 61만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씨앤앰 지분의 값어치는 1조4000억원~1조6000억원이 적정선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골드만삭스가 보유지분 30%를 팔때 가입자당 가치를 업계 평균 두 배인 130만원에 달한다고 부풀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 이라며 앞다퉈 반박 분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씨앤앰의 가격을 보는 시장의 평가는 좀 더 냉정하다. 결론은 골드만삭스의 '얄팍한 상술'이 힘을 발휘할 때는 지났고 셀러(Seller)만큼이나 바이어(Buyer)의 입장도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

우선 맥쿼리-MBK컨소시엄이 사고 싶어하는 지분은 20%안팎이 이닌, 이민주회장측 지분 전부에 해당된다. 이들의 상황에 대해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맥쿼리 컨소시엄은 씨앤앰 지분을 전부 인수한후 기업가치를 올려 추후 지분 100%를 다시 매각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 회장 측 지분을 이만큼 한꺼번에 사줄 바이어가 이들 컨소시엄 이외에는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가격산정으로 따져봐도 마찬가지. 골드만삭스가 30%지분을 팔며 받아낸 6250억원을 주수로 나눠 계산하면 주당 8만2500원 가량이 추산된다. 이 가격을 이민주회장측 지분에 적용하면 이 회장측 지분가치는 1조40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다고 해도 3조원이란 가격은 무리라는 것.

무엇보다도 과거와 달리 케이블TV 시장의 경쟁력이 점점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개정된 '텔레비전공동시청안테나시설등의설치기준에관한규칙'은 이달 26일부터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은 위성방송 공동수신설비를 무조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달리 말해 앞으로 새로 지어질 아파트는 입주자가 일일이 개별신청으로 '접시'를 달 필요없이 곧바로 아파트에서 스카이라이프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는 것. M&A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TV시장이 지금까지 구축한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곧바로 협상과정에서 매각가격 인하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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