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세 昌, 감성에 호소 '盧 학습효과'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7.11.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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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돈,조직,세력없다..거들먹거리는 이회창 아니다"

2002년의 아픔이 되살아난걸까.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감성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는" 이 후보는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국민의 감성에 기대 풀어나가기로 했다. 약점을 강점으로 역이용하겠다는 것.

우선 현재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가능한 한 널리 알리는 게 첫째 목표. 이 후보는 27일 서울 주요 시장에서 펼친 첫 유세 연설에서 빠뜨리지 않고 과거의 상황과 현재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숭례문 출정식에서 "이 행사가 좀 엉망인 것 같이 보이죠"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당초 10시 예정이었던 출정식이 유세차량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1시간 반이나 늦춰진 연유에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500여명의 지지자들은 바깥에서 떨어야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되레 "이게 우리의 현주소다. 돈이 없다"며 "날이 추운데 오래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지자들은 "괜찮다"며 격려했다.



유세 첫날 잠실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로 5년전에 선거 연설을 다닐 때는 이 자리에 와서 서면 당이 동원한 청중이 저끝까지 꽉 찼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날 유세차량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100명 남짓.

이 후보는 그러나 "오늘 그 수는 당시 12분의 1도 안 될지 모르지만 여러분은 제게 한없는 용기를 주고 제가 왜 이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지 느끼게 해주고 있다"고 말해 모여든 지지자들의 호응을 자아냈다.

지난 두번의 대선을 언급하며 반성하는 모습도 불쑥불쑥 내비쳤다. 그는 "이제 과거의 이회창이 아니다. 큰 조직과 사람을 뒤에 업고 거들먹거리는 이회창이 아니라 세력도 돈도 없고 단출하게 나타난 이회창"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대선후보 중 마지막 기호인 12번도 감성카드의 일부. 무소속 꼴찌라는 이미지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제1야당 후보라는 이미지가 오버랩되면서 지지자들의 연민과 감성을 자극하는 효과를 낳은 것.

따지고 보면 이 후보는 '감성선거'의 피해자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TV광고 '눈물편'이 국민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도 이 후보가 패배한 한 요인이 됐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후보는 지나치게 법적 정치적으로 차갑게 선거에 접근했던 것 같다. 이번엔 국민에 보다 가깝고 감성적으로 다가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향후 TV광고 활용 방안으로 "이 후보의 진정성을 적극적으로 소구하고 '감성의 논리'를 기조로 논리적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종의 학습효과인 셈.

감성에 호소하는 대신 다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최소화하기로 했다. BBK, 위장취업, 탈세 등 여러 의혹들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과열된 공방을 벌이는 데서 한발 빼고 독자적인 행보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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