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 제자 위해 23억 기부하겠다"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11.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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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무 경희대 교수 "특허 받은 다른 교수들한테도 자극됐으면"

↑한승무 경희대 교수(사진 왼쪽)가 27일 <br>
조인원 경희대 총장에게 발전기금약정서를 <br>
전달하고 있다.↑한승무 경희대 교수(사진 왼쪽)가 27일
조인원 경희대 총장에게 발전기금약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고학으로 공부한 40대 교수가 어려운 형편의 제자들을 위해 23억여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희대는 27일 "한승무 경희대 동서의료공학과 교수(43)가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하면서 정년 때까지 매년 1억원씩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앞으로 23년 남은 정년까지 총 23억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발전기금 개인기부로선 설립 이래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 교수는 “나 자신도 어렵게 공부했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여러 가지 제약을 많이 겪었다"며 "유학을 갈 때도 한 학기 학비만 가지고 갔었다”고 회상했다.



한 교수는 82년 영남대 기계설계과로 입학해 연세대 기계공학과에서 90년 석사학위를 받고 96년 뉴욕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교수 연봉에 연 1억원 기부는 쉽지 않은 선택일 터. 그는 "초음파의료기기 특허기술 4개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기술이전 수입이 매년 발생한다"고 수줍게 밝혔다.

"다른 교수들 중에서도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이전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는 "제 작은 실천이 우리 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 교수들한테도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희대는 "한 교수의 뜻에 따라 '한승무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동서의료공학과와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한 관계자는 "한 교수가 3~4년 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학비를 줬다"고 귀띔했다.

한편,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월급 일부를 떼내는 교수들도 있다. 조선대는 26일 이 대학 치의학과의 김수관(43) 교수가 고학생들의 위한 장학금으로 2억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기탁한 장학금 중 1억원은 현금, 1억1000만원은 종신보험 약정이다. 그는 자신이 사망한 후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매달 종신보험료를 불입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엔 이대주 교수 등 계명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8명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학과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총 1억원의 기부 약정서를 계명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매달 일정금액을 급여에서 떼내 장학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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